창세기 23 : 3 ~ 16 절 묵상
약속의 땅에서 믿음으로 얻은 소유
본문 요약
사라를 장사하기 위해 아브라함은 헷 족속에게 매장할 소유지를 요청합니다. 그는 나그네와 거류민의 신분으로 겸손히 부탁하고, 헷 족속은 그를 존귀한 자로 존중하며 장지를 허락합니다. 아브라함은 에브론에게 막벨라 굴을 은 사백 세겔에 정식으로 매입합니다. 이 거래는 단순한 장례를 넘어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의 일부를 아브라함이 신앙으로 실제 소유하는 사건입니다.
본문의 구조
- 매장지 요청과 아브라함의 겸손한 태도 (3절–6절)
- 막벨라 굴 요청과 에브론의 제안 (7절–11절)
- 아브라함의 정식 매입과 거래의 성립 (12절–16절)
매장지 요청과 아브라함의 겸손한 태도 (3절–6절)
사라의 죽음을 애도한 아브라함은 자리에서 일어나 헷 족속에게 말합니다. 자신이 그들 중에 나그네요 거류민임을 밝히며, 죽은 아내를 매장할 소유지를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가나안 땅에 왔지만, 여전히 그 땅의 정식 소유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아브라함은 자신의 신분을 겸손하게 인정하며 헷 족속과의 관계 안에서 정당한 절차를 통해 땅을 소유하고자 합니다. 그의 요청은 단순히 매장을 위한 장소 확보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겠다고 한 땅에 대해 믿음으로 한 발짝 내딛는 행동이었습니다. 헷 족속은 아브라함을 단순한 나그네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방백이라고 부르며, 자신들 가운데 존귀한 자로 높이고, 그가 원하는 묘지에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이 장면은 아브라함의 삶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졌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단지 떠돌아다니는 외부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신뢰받고 존경받는 존재였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세상 속에서도 그 삶의 태도와 정직함으로 인정을 받습니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약속을 받았다고 하여 그것을 억지로 주장하지 않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질서와 존중을 지키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믿음이 결코 독단적이거나 무례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본보기입니다.
막벨라 굴 요청과 에브론의 제안 (7절–11절)
아브라함은 헷 사람들 앞에서 몸을 굽히고 에브론에게 정중히 요청합니다. 막벨라에 있는 밭과 그 안에 있는 굴을 돈을 주고 매장지로 소유하게 해달라는 구체적인 제안입니다. 그는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정당하고 공적인 절차로 진행하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헷 사람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말하고, 돈을 주고 사겠다는 그의 자세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자의 책임 있는 태도를 드러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이 땅을 주시리라는 약속을 받았지만, 그 약속이 완성되는 시기를 기다리며 지금은 이방인들과의 관계 안에서 신앙적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에브론은 공개적으로 아브라함에게 밭과 굴을 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는 땅값조차 묻지 않으며, 그냥 주겠다는 호의를 나타냅니다. 당시 근동의 문화에서 이러한 표현은 종종 의례적인 겸양의 표현일 수 있으며,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적절한 협상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에브론이 아브라함을 높이 평가하며, 그와의 거래를 기꺼이 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아브라함의 삶이 신뢰를 낳았고, 그 신뢰가 협상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도 정직과 신뢰로 일해야 하며, 그 삶이 복음의 통로가 됩니다. 아브라함은 땅을 약속으로 받았지만, 그것을 쟁취하지 않고 하나님의 때와 방법을 따라 질서 있게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정식 매입과 거래의 성립 (12절–16절)
에브론의 말에 아브라함은 다시 몸을 굽히고 백성 앞에서 그에게 말합니다. 땅값을 정확히 알려 달라고 하며, 그 값을 듣고 은 사백 세겔을 상인 사이의 통용되는 화폐로 에브론에게 줍니다. 이는 당시의 공식적인 거래 방식이었으며, 이 거래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루어진 법적인 소유권 이전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한 땅을 정직한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소유합니다. 그는 약속을 빌미로 삼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약속이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도 존중받을 수 있도록 책임 있게 행동합니다. 은 사백 세겔이라는 금액은 당시 기준으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었고, 그럼에도 아브라함은 주저 없이 그 값을 지불합니다.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약속을 쉽게 얻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그 약속을 위해 자신의 정성과 책임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아브라함은 이 땅에서 첫 번째로 자신과 그 후손이 묻힐 매장지를 법적으로 취득함으로써, 하나님의 약속의 실현을 삶의 현실로 이끌어냅니다. 이는 단순한 장례 절차를 넘어, 하나님의 약속이 점차 현실화되는 첫 걸음이며, 신앙이 단지 영적인 위로에 머무르지 않고 삶 속에서 실질적으로 나타나야 함을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은 그 땅을 통해 자신이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증거를 남기고 있으며, 그 믿음은 땅 위에 새겨지는 실제적인 발자국으로 남아 있습니다.
결론
창세기 23:3–16은 단순한 장례 절차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향한 믿음이 어떻게 삶의 현실 속에서 실천되는지를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아브라함은 사라를 매장할 땅을 구하며 헷 족속에게 나그네요 거류민임을 고백합니다. 그는 약속을 받았지만 아직 소유하지 못한 자로서의 겸손함을 유지하며, 정당한 절차를 따라 땅을 소유하려고 합니다. 에브론과의 대화 속에서도 그는 사람을 존중하고 거래의 질서를 지킵니다. 아브라함은 단지 하나님의 약속을 말로만 믿는 사람이 아니라, 그 약속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하며 지금 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막벨라 굴을 은 사백 세겔에 구입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주시기로 한 땅의 한 조각을 실제로 소유하게 됩니다. 이 소유는 앞으로 그 땅이 그의 후손에게 영원한 기업이 될 것이라는 약속의 첫 실현이었습니다. 신앙은 현실에서 증명되며, 약속은 삶의 구체적인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아브라함은 장례라는 슬픔 속에서도 믿음을 따라 움직였고, 그의 행동은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세우는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약속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자리에서, 정직과 책임으로 믿음을 실천하는 그 자리가 곧 약속의 일부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하나님은 믿음을 따라 행동하는 자를 통해 그의 뜻을 땅 위에 구체적으로 이루어가십니다.
창세기 요약
'성경연구 > 성경강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세기 24 : 1 ~ 9 절 묵상 (0) | 2025.03.29 |
---|---|
창세기 23 : 17 ~ 20 절 묵상 (0) | 2025.03.29 |
창세기 23 : 1 ~ 2 절 묵상 (0) | 2025.03.29 |
창세기 22 : 20 ~ 24 절 묵상 (0) | 2025.03.29 |
창세기 22 : 15 ~ 19 절 묵상 (0) | 2025.03.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