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8 : 12 ~ 26 절 묵상
하나님의 의로 이어지는 뜻밖의 만남
본문 요약
창세기 38:12–26은 다말이 유다의 약속을 기다리다 결국 직접 움직이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유다는 셋째 아들 셀라를 다말에게 주겠다고 해놓고 책임을 외면합니다. 다말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창녀로 변장하고 유다와 동침하게 됩니다. 이 일은 겉보기에는 부끄럽고 복잡하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결국 유다는 자신보다 다말이 옳다고 인정하며, 이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로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됩니다.
본문의 구조
- 유다의 아내 사망과 다말의 기다림 (12절~14절)
- 다말의 계략과 유다와의 동침 (15절~19절)
- 임신 사실과 유다의 고백 (20절~26절)
유다의 아내 사망과 다말의 기다림 (12절~14절)
유다의 아내가 죽고, 애도 기간이 지난 후 유다는 친구 히라와 함께 양털을 깎으러 딤나로 올라갑니다. 당시 양털 깎는 시기는 축제처럼 여겨졌고, 사람들의 경계가 느슨해지기 쉬운 때였습니다.
한편 다말은 유다가 셋째 아들 셀라를 주지 않을 것임을 직감합니다. 그녀는 과부의 옷을 벗고 얼굴을 가린 채 성문 어귀에 앉습니다. 겉모습은 창녀처럼 보이지만, 그녀의 행동은 절망 속에서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절실한 선택이었습니다.
다말이 취한 행동은 윤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성경은 이 사건을 도덕적 판단보다 더 깊은 의미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다말은 수동적으로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약속이 무너지고 정의가 지켜지지 않을 때, 그녀는 하나님의 방식대로는 아니지만, 결단을 내렸습니다.
다말의 계략과 유다와의 동침 (15절~19절)
유다는 얼굴을 가린 다말을 보고 그녀가 창녀인 줄로 착각합니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동침을 제안하며 대가를 묻습니다. 다말은 염소 새끼를 달라고 요청하고, 담보로 유다의 인장과 끈, 지팡이를 요구합니다.
이 세 가지는 그 사람의 신원을 증명하는 매우 중요한 물건들입니다. 유다는 큰 경계 없이 이를 내어주고 다말과 동침합니다. 다말은 임신한 후 조용히 자기 집으로 돌아가 다시 과부의 옷을 입습니다.
이 장면에서 유다는 자신의 욕망에 따라 행동하며, 전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의 결정은 즉흥적이고, 책임감도 없습니다. 반면 다말은 모든 상황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불완전한 인간의 계획과 감정 속에서도 놀랍게 일하십니다. 의로운 삶이 아닌 길을 통해서라도 하나님의 뜻은 멈추지 않습니다.
임신 사실과 유다의 고백 (20절~26절)
유다는 약속한 염소 새끼를 보내기 위해 친구 히라를 시켜 여인을 찾게 합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의 정체를 알지 못하고, 마을 사람들은 그런 창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결국 유다는 체면을 차리며 더는 찾지 않기로 합니다.
삼 개월 후 다말이 임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다는 분노하며 그녀를 끌어내어 불사르라고 명령합니다. 이중적인 태도입니다. 자신의 책임은 돌아보지 않고, 그녀를 정죄하는 권한만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말은 유다에게 담보로 받았던 인장, 끈, 지팡이를 내어주며 이 물건의 임자에게서 아이를 가졌다고 전합니다. 유다는 그제야 모든 상황을 깨닫고 “그녀가 나보다 옳다”라고 고백합니다.
이 장면은 깊은 반전의 순간입니다. 유다는 자신의 죄를 외면할 수 없는 자리에 서게 되고, 다말은 정의를 회복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와 왜곡된 관계 속에서도 정의와 질서를 회복하십니다.
유다의 고백은 단순한 수치심의 표현이 아닙니다. 그것은 회개의 시작이며, 하나님의 역사 앞에 서는 인간의 진실한 반응입니다. 그는 다말을 다시는 가까이하지 않았고, 그 사건을 통해 깊이 변하게 됩니다.
결론
창세기 38:12–26은 당황스럽고 충격적인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다말은 인간적인 방식으로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그 결과는 혼란과 오해, 죄와 감정이 얽힌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하나님은 정확히 일하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은 유다의 실수와 다말의 결단, 그리고 그들이 만든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도 구원의 계보를 이어가십니다. 다말이 낳게 되는 베레스는 훗날 다윗 왕과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됩니다.
우리는 인생 속에서 종종 뜻밖의 길로 들어서기도 하고, 이해되지 않는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에도 하나님의 주권은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사람의 실수조차도 하나님의 뜻을 가로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진심 어린 회개와 책임 있는 태도를 통해 삶을 다시 회복시키십니다. 유다의 고백처럼, “그녀가 나보다 옳다”는 말은 모든 상황을 변화시키는 겸손의 시작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겸손한 고백 위에 새로운 역사를 세워 가십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도, 하나님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일하시며, 자신의 선한 뜻을 이루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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