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2장 해석
어린양의 피 아래 시작된 해방의 밤
본문 요약
출애굽기 12장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해방되기 직전, 하나님께서 유월절을 제정하시고 그날 밤 애굽의 모든 처음 난 것을 치신 사건을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유월절 규례를 자세히 명하시며, 이 날을 세대에 걸쳐 기념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이 장은 하나님의 심판과 동시에 구원의 은혜가 어떻게 어린양의 피 아래 이루어졌는지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본문의 구조
- 유월절 규례의 제정과 지시 (1절~28절)
- 장자의 죽음과 애굽의 큰 통곡 (29절~36절)
- 출애굽의 실행과 유월절의 영구적 명령 (37절~51절)
유월절 규례의 제정과 지시 (1절~28절)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아직 애굽에 있는 동안, 모세와 아론에게 유월절 규례를 먼저 주십니다. “이 달을 너희에게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고”라는 말씀은 이제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시간이 새롭게 시작됨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그들의 역사와 삶의 기초가 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달 십일에 너희는 각 가족대로 어린양을 취하되 가족 수에 따라 식구를 위하여 어린양을 취하고”라고 말씀하시며, 각 가정마다 한 마리의 흠 없는 수컷 어린양을 잡을 것을 명하십니다. 이 어린양은 일 년 된 것이어야 하며, 그것을 사흘 동안 간직한 후 해 질 무렵 잡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피는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도록 하십니다.
이와 함께 “그 밤에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 나물과 아울러 먹되 날로나 물에 삶아서 먹지 말고 머리와 다리와 내장을 다 불에 구워 먹고 아침까지 남기지 말며”라고 하십니다. 이는 급한 떠남을 준비하는 식사였으며, 구원의 긴급성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철저한 순종을 요구하는 식사입니다. 하나님은 “너희는 그것을 이렇게 먹을지니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으라 이것이 여호와의 유월절이니라”라고 하시며, 구원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므로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라는 뜻을 강조하십니다.
가장 핵심적인 말씀이 이어집니다. “내가 그 밤에 애굽 땅에 두루 다니며 사람이나 짐승을 막론하고 애굽 땅에 있는 모든 처음 난 것을 다 치고 애굽의 모든 신을 내가 심판하리라 나는 여호와라”라는 선언은 단순한 재앙이 아닌 하나님의 공의의 직접적 집행임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이어서 “피가 너희가 사는 집에 있어서 너희를 위하여 표적이 될지라 내가 피를 볼 때에 너희를 넘어가리니 재앙이 너희에게 내려 멸하지 아니하리라”는 말씀은, 그 피 아래 있는 자는 하나님의 심판을 면하게 될 것이라는 구원의 확증입니다. 이것이 유월절의 의미이며, 이 장면에서 ‘넘어가다’는 말 그대로 유월절의 어원이 됩니다.
하나님은 이 날을 기념하여 대대로 절기로 지킬 것을 명하십니다. “너희는 이 날을 기념하여 여호와의 절기를 삼아 영원한 규례로 대대로 지킬지니라”는 명령은 유월절이 단지 과거 사건의 추억이 아니라, 매년 반복하여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고 자손에게 전해야 할 신앙의 본질임을 가르칩니다. 이어서 무교절이 소개됩니다. “칠 일 동안 무교병을 먹되 첫날에 누룩을 너희 집에서 제하라”는 명령은 누룩이 죄와 부패의 상징으로 이해되는 것과 연결되며, 구원의 삶에는 정결과 분리가 함께 있어야 함을 나타냅니다. “첫날과 일곱째 날에 성회가 있을지니 너희는 이 두 날에는 아무 일도 하지 말고”라는 규정은 유월절이 단순한 문화 행사가 아닌, 온전히 하나님께 집중하는 날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모세는 이 모든 명령을 이스라엘 장로들에게 전하고 “너희는 어린양을 잡고 그 피를 문 인방과 좌우 설주에 바르고…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을 치러 지나가실 때에 그 문을 넘으사 너희 집에 재앙이 임하지 않게 하실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너희는 이 일을 귀로 듣는 자녀에게 말해 줄 것이며 너희가 이 예식을 지킬 때에 자녀가 ‘이 예식이 무엇이냐’ 물을 때에 여호와께서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신 것이라 말하라”고 하시며 유월절의 교육적 의미도 함께 세우십니다. 백성은 “머리 숙여 경배하고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명령하신 대로 행하였더라”는 말로 순종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장자의 죽음과 애굽의 큰 통곡 (29절~36절)
마침내 “밤중에 여호와께서 애굽 땅에서 모든 처음 난 것 곧 왕위에 앉은 바로의 장자로부터 옥에 갇힌 사람의 장자까지와 모든 가축의 처음 난 것을 치시니”라는 말씀대로 재앙이 임합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신분과 상황을 가리지 않고 애굽 전역을 덮었습니다. “애굽에는 죽임을 당하지 아니한 집이 하나도 없었더라”고 기록된 이 구절은 재앙의 전면성과 하나님의 공의를 강조합니다. 바로는 그 밤에 모세와 아론을 불러 “너희와 이스라엘 자손은 일어나 내 백성 가운데서 떠나라 너희의 말대로 가서 여호와를 섬기며 너희의 양도 소도 몰아가고 나를 위하여 축복하라”고 말합니다. 이제 바로는 완전히 굴복합니다. 단지 백성을 놓아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을 보내는 것 자체가 애굽을 위한 생존의 길이 되었음을 시사합니다.
애굽 사람들은 백성에게 독촉하여 “우리가 다 죽은 자가 되었다”고 하며, 그들이 빨리 떠나기를 원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때 이스라엘 백성에게 애굽 사람들에게 은금 패물과 의복을 구하게 하셨고, “여호와께서 애굽 사람들에게 이스라엘 백성에게 은혜를 입히게 하사 그들이 구하는 대로 주게 하심으로 그들이 애굽 사람의 물품을 취하였더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단지 물질적 풍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가 애굽의 억압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통해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출애굽의 실행과 유월절의 영구적 명령 (37절~51절)
이스라엘 자손은 라암셋에서 출발하여 숲곳에 이르렀으며, 보행하는 장정만 육십만 명가량이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여자와 아이들을 포함하면 약 2백만 명에 달하는 숫자로, 하나님의 약속대로 큰 민족이 되어 애굽을 떠나는 모습입니다. 많은 잡족이 함께 나왔고, 양과 소와 매우 많은 가축도 함께 했습니다. 이들은 무교병을 굽되, 급히 나왔기 때문에 누룩을 넣을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됩니다. 이 출애굽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대로 430년이 되는 날에 이루어진 것이며, “그날 밤은 그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심으로 말미암아 여호와 앞에 지킬 것이니”라고 기록된 구절은 유월절이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닌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고 경외하는 날로 정해졌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유월절에 대해 다시 반복하여 명령하십니다. “이는 여호와의 유월절이니 이방인은 먹지 못할 것이나 각 사람이 돈으로 산 종은 할례를 받은 후에 먹을 것이며 거류인과 타국 품꾼은 먹지 못하리니”라는 규정은 이 절기가 언약 공동체 안에 있는 자들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유월절은 단지 문화적 전통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을 따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신령한 예식이었으며, 하나님의 백성 됨에 대한 정체성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행하였고, “바로 그날에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을 그들의 군대대로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셨더라”는 말씀으로 이 장은 마무리됩니다. 이는 인간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어떻게 온전히 성취되는지를 증명하는 장면이며,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군대처럼 질서 있게 하나님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공동체로 그려집니다.
결론
출애굽기 12장은 하나님의 구속 역사의 중심 장면 중 하나로서, 유월절을 통한 구원과 심판이 어떻게 동시에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어린양의 피는 심판을 막는 표식이 되었고, 그 피 아래 있는 자는 구원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철저한 순종과 기억, 그리고 그 신앙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명령까지 포함된 유월절은 단지 의례가 아닌 살아 있는 신앙의 증표였습니다. 심판은 애굽 전역을 덮었지만, 구원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자들에게만 임했습니다. 이 장을 통해 하나님의 주권과 공의, 은혜와 구별, 인내와 성취가 어떻게 한 사건 안에 동시에 담길 수 있는지를 깊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유월절은 단지 이스라엘의 과거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에게도 하나님의 구속을 새롭게 기억하고 감사하게 만드는 복된 신앙의 기념비입니다.
출애굽기 요약
'성경연구 > 성경강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애굽기 14장 해석 (0) | 2025.04.03 |
---|---|
출애굽기 13장 해석 (0) | 2025.04.03 |
출애굽기 11장 해석 (0) | 2025.04.03 |
출애굽기 10장 해석 (0) | 2025.04.03 |
출애굽기 9장 해석 (0) | 2025.04.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