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6장 해석
속죄의 날: 거룩 앞에 서는 백성의 은혜의 길
본문 요약
레위기 16장은 대제사장이 일 년에 단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 백성과 자신, 그리고 성소 전체를 위한 속죄를 행하는 절차를 상세히 규정합니다. 이는 속죄의 날, 곧 대속죄일에 시행되는 규례로서,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죄로 더럽혀진 공동체가 다시 정결함을 얻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중심적인 예식입니다. 이 날은 회개의 날이며, 모든 부정함과 죄에서 벗어나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은혜의 날로 주어졌습니다.
본문의 구조
- 대제사장의 지성소 출입 규정 (1절~10절)
- 속죄의식의 진행 절차 (11절~28절)
- 속죄일의 제정과 공동체의 자세 (29절~34절)
대제사장의 지성소 출입 규정 (1절~10절)
본문은 아론의 두 아들이 하나님의 임재 앞에 부주의하게 나아갔다가 죽은 사건 이후로 시작합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사 아론에게 이르시되 아무 때나 성소에 있는 휘장 안, 증거궤 앞 속죄소로 들어오지 말라 그리하여 죽지 않도록 하라 이는 내가 구름 가운데에서 속죄소 위에 나타남이니라”는 말씀은, 하나님 앞에 나아감이 인간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정하신 방식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진리를 강조합니다.
지성소는 하나님의 임재가 머무는 가장 거룩한 공간으로, 누구도 아무 때나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오직 대제사장만이 정해진 날, 속죄의 날에 한 번 들어갈 수 있었고, 그것도 특별한 예식과 제물을 준비하여야 했습니다. 이때 대제사장은 속죄제물과 번제물을 준비하고, 정결한 세마포 옷을 입어야 했습니다. 이는 제사장이 자신의 죄와 허물을 감추고, 하나님 앞에서 완전히 구별된 존재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줍니다.
속죄를 위한 두 마리 염소가 준비되며, 제사장은 제비를 뽑아 한 마리는 여호와께 속죄 제물로, 다른 한 마리는 아사셀을 위하여 광야로 내보낼 염소로 삼습니다. 이는 죄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용서되고, 제거되어야 한다는 상징적인 표현입니다. 죄는 단순히 용납되거나 무시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다뤄지고 제거되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속죄의식의 진행 절차 (11절~28절)
이 절에서는 대제사장이 자신의 죄를 위한 속죄제물을 먼저 드리고, 백성을 위한 속죄제를 드리는 구체적인 절차가 이어집니다. 대제사장은 수송아지를 속죄제물로 삼아 자기와 가족의 죄를 속하고, 피를 가지고 지성소에 들어가서 속죄소 동편과 속죄소 앞에 일곱 번 뿌립니다. 이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제사장의 정결에서부터 시작됨을 보여줍니다.
그 후에 백성을 위한 염소의 피를 가지고 동일한 방식으로 속죄소에 뿌립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의 죄가 하나님 앞에서 속해졌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 피를 가지고 휘장 안에 들어가서 속죄소 앞과 속죄소 앞에 뿌려서 성소를 위하여 속죄할지니 이는 그들의 부정과 그 범한 죄로 말미암아 성소를 더럽혔음이라”는 말씀처럼, 죄는 단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거하시는 성소조차 더럽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사셀을 위한 염소에게는 백성의 모든 죄를 안수하여 전가하고, 그것을 광야로 보냅니다. “그 염소가 그들의 모든 불의를 지고 접근하기 어려운 땅에 이르거든 그는 그 염소를 광야에 놓을지니라”는 규례는 죄가 물리적으로도 공동체에서 제거되어야 한다는 상징을 보여줍니다. 이는 단지 용서를 받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죄 자체가 완전히 사라져야 함을 뜻합니다.
또한 이 예식에 사용된 동물들의 시체는 진영 밖에서 태워야 하며, 그 고기를 만지거나 태운 자는 물로 자신을 씻고 저녁까지 부정한 상태에 있게 됩니다. 이는 속죄가 완성되기까지 모든 절차가 철저하게 거룩함 안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부분적인 순종이 아닌 전적인 경외와 구별된 삶을 요구하십니다.
속죄일의 제정과 공동체의 자세 (29절~34절)
본문의 마지막은 속죄일이 정기적으로 지켜져야 할 절기임을 선포합니다. “일곱째 달 십일은 너희가 스스로 괴롭게 하고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이 구절은 속죄일이 단순한 예식의 날이 아니라, 전 백성이 마음을 낮추고 회개해야 하는 거룩한 날임을 알려줍니다. 이 날은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대속하는 날로, 그 날을 통해 모든 불의가 하나님 앞에서 씻김을 받습니다.
이 날은 하나의 종교 행사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죄를 자각하고, 겸손히 은혜를 구하며, 정결케 되는 날입니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속죄하기 위함이니 너희가 여호와 앞에서 모든 죄에서 정결함을 얻으리라”는 말씀이 이 날의 본질을 잘 나타냅니다. 이 날은 하나님께서 친히 속죄의 길을 여시고, 백성들이 다시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회복될 수 있도록 하신 은혜의 날입니다.
이 절기의 준수는 대대로 영원한 규례로 정해졌습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영원히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절대적인 의무였으며, 그 정신은 단지 율법 아래에서만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 영원한 속죄로 이어지는 복음의 뿌리가 됩니다.
결론
레위기 16장은 하나님의 거룩 앞에서 죄인인 인간이 어떤 자세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장입니다. 속죄일은 단순한 절기가 아닌, 죄로 인해 단절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은혜의 날이며, 백성이 정결함을 얻고 다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이 날은 공동체가 하나 되어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속죄와 회복을 경험하는 기회입니다.
대제사장의 역할, 제물의 선택, 지성소의 절차 하나하나가 철저히 하나님의 기준에 따라 정해졌고, 그 모든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죄를 제거하고 백성을 새롭게 하십니다. 속죄소 위에서 임재하시는 하나님은 용서와 자비의 하나님이시며, 죄를 덮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 예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을 예표하는 것으로, 그분은 대제사장으로서 자신의 피로 단번에 영원한 속죄를 이루셨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동물의 피로 해마다 속죄를 받을 필요가 없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거룩하심 앞에 서야 하는 존재로서, 날마다 회개하고 은혜를 구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레위기 16장은 거룩하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한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세밀한 사랑이 담긴 말씀입니다.
레위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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