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7 : 18 ~ 29 절 묵상
속임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하나님의 손
본문 요약
야곱은 어머니 리브가의 계략에 따라 에서의 옷을 입고 별미를 만들어 아버지 이삭 앞에 나아갑니다. 시력이 약한 이삭은 음성에서 야곱의 느낌을 받지만, 손의 촉감과 옷의 냄새로 인해 에서라고 믿게 됩니다. 결국 그는 야곱에게 장자의 축복을 내립니다. 인간의 속임이 가득한 이 장면은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님의 언약 성취의 현장이 되며, 하나님의 섭리는 사람의 허물 속에서도 중단되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본문의 구조
- 야곱이 이삭 앞에 나아감 (18–20절)
- 이삭이 의심하고 확인함 (21–25절)
-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함 (26–29절)
야곱이 이삭 앞에 나아감
야곱은 리브가의 준비대로 모든 위장을 마치고 이삭 앞에 나아갑니다. 그는 에서인 척하며 이삭에게 “아버지여”라고 부릅니다. 이삭은 누구냐고 묻고, 야곱은 자신이 에서라고 거짓말을 합니다. 그는 “아버지의 말씀대로 하여 싸우니 원하건대 일어나 앉으셔서 내가 사냥한 고기를 잡수시고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라고 말합니다. 이 짧은 대화는 거짓된 정체성과 그로 인한 긴장감이 가득한 장면입니다. 야곱은 단순히 말로 속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을 받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 상황은 인간의 연약함을 극명하게 드러냅니다. 하나님의 뜻을 자기 손으로 이루려는 의지가 얼마나 왜곡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야곱에게 있었지만, 그 언약을 얻는 방식은 인간의 불완전함으로 가득했습니다. 하나님은 그 뜻을 이루시지만, 사람은 종종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숨기고 위장하며 죄의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야곱은 겉모습을 바꾸었지만, 하나님은 그의 속마음을 다 알고 계셨습니다.
이삭이 의심하고 확인함
이삭은 아들의 말에 즉시 축복하지 못합니다. 그는 “내 아들아 네가 어떻게 이처럼 속히 잡았느냐”고 묻고, 야곱은 “아버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순조롭게 만나게 하셨음이니이다”라고 대답합니다. 이 대답은 단순한 거짓을 넘어서 하나님의 이름을 동원한 신성모독에 가깝습니다. 이삭은 여전히 의심을 품고 “내 아들아 가까이 오라 내가 과연 내 아들 에서인지 아닌지 네게 만져 보려 하노라”고 말합니다. 이삭은 음성으로는 야곱 같지만 손은 에서 같다고 느끼고, 결국 외적 감각에 의존하여 야곱을 에서로 착각하게 됩니다. 그의 감각은 결국 판단을 흐리게 하고, 그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습니다. 이삭의 행위는 인간의 판단이 얼마나 제한적이고 불완전한지를 보여줍니다. 육체적 감각에 의지한 판단은 진리를 분별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의 시력이 어두워진 것처럼 영적 시력도 흐려져 있었습니다. 야곱은 거짓을 꾸며냈지만, 결국 이삭이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계획은 인간의 의심과 착각 속에서도 진행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야곱은 거짓을 통해 축복을 얻으려 했지만, 하나님은 그 모든 과정을 다 알고 계셨고, 그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이루어 가고 계셨습니다. 이삭의 확인과정은 인간이 아무리 조심하고 신중하려 해도 하나님의 손길 앞에서는 자기 뜻을 꺾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이삭이 야곱에게 축복함
이삭은 별미를 먹고 포도주를 마신 후 아들을 가까이 오게 하여 입을 맞추고, 그의 옷 냄새를 맡습니다. 그리고 “보라 내 아들의 냄새는 여호와께서 복 주신 밭의 냄새로다”라고 말하며 본격적인 축복을 내립니다. 이 축복의 내용은 농작물의 풍요, 민족의 권세, 형제들 위의 우위를 약속하는 매우 강력한 장자의 축복입니다. 그는 “민족들이 너를 섬기고 백성들이 네게 굴복하며 네 형제들이 네게 굴복하고,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을지로다”라고 선포합니다. 이 말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나님의 언약을 그대로 반영하는 표현입니다. 이삭은 야곱이 에서라고 믿은 채 축복했지만, 하나님은 이미 야곱을 택하셨고, 그 언약은 사람이 누구에게 주려고 했는지가 아니라, 하나님이 누구를 선택하셨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 장면은 하나님의 주권이 얼마나 강력하고도 주도적인지를 보여줍니다. 이삭은 에서를 축복하려 했지만, 하나님은 야곱을 축복하게 하셨습니다. 사람은 속을 수 있지만 하나님은 속지 않으십니다. 사람은 계획을 바꿀 수 있어도 하나님의 계획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야곱이 거짓으로 축복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간적으로는 문제투성이이지만, 그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은 오차 없이 이뤄졌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가 인간의 불완전함을 초월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확인시켜 줍니다.
결론
창세기 27:18–29은 인간의 속임과 하나님의 주권이 동시에 교차하는 장면입니다. 야곱은 어머니의 계략에 따라 에서로 위장하여 아버지를 속이고 장자의 축복을 받습니다. 이삭은 혼란 속에서 음성과 손의 감촉, 옷 냄새를 통해 판단하지만 결국 착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인간의 속임이 아무리 치밀해도 하나님의 뜻은 그것에 의해 좌우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을 택하셨고, 그 뜻은 인간의 방법과 상관없이 이루어졌습니다. 동시에 이 본문은 축복을 다루는 인간의 태도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축복을 받을 자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떤 길을 택하는가. 야곱은 축복을 원했지만, 그의 방법은 거짓과 속임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야곱을 끝까지 사용하시고, 그의 삶 속에서 언약을 이루어 가십니다. 하나님의 주권은 사람의 허물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으며, 때로는 우리의 실수조차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도구가 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섭리 속에 있음을 알고, 하나님의 뜻 앞에 언제나 정직하고 신뢰하는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축복은 거짓된 방법으로 억지로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기다리고 순종하며 하나님의 때를 바라볼 때 가장 선하게 이루어집니다. 야곱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인간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의지하는 삶의 방향을 다시 붙잡게 됩니다.
창세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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