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4장 해석

 

전쟁, 구출, 그리고 멜기세덱의 축복

본문 요약

창세기 14장은 성경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국제적인 전쟁과, 아브람이 조카 롯을 구하기 위해 싸움에 나서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어서 등장하는 멜기세덱과의 만남은 하나님께 속한 축복과 하나님의 주권을 드러내며, 아브람이 물질보다 하나님의 손을 택하는 믿음을 강조한다.

본문의 구조

1. 동맹국 간의 전쟁과 롯의 포로됨(1절~12절)
2. 아브람의 구출 작전과 승리(13절~16절)
3. 멜기세덱의 축복과 아브람의 고백(17절~24절)

동맹국 간의 전쟁과 롯의 포로됨

“그 때에 시날 왕 아무라벨과 엘라살 왕 아리옥과 엘람 왕 그돌라오멜과 고임 왕 디다리”라는 이름들로 시작되는 이 장면은 고대 근동에서 실제 일어났을 법한 전쟁을 묘사한다. 이 네 나라의 연합군이 소돔과 고모라 등 다섯 도시 국가의 연합군과 맞서 싸운다. 원인은 소돔과 그 주변 도시들이 12년간 그돌라오멜에게 조공을 바치다가 13년에 반란을 일으킨 데 있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그돌라오멜과 동맹군이 와서 소돔 연합군과 싸운다.

전쟁은 시딤 골짜기에서 벌어지며, 소돔과 고모라의 군대는 패하고 도망한다. 적들은 소돔과 고모라의 모든 재물과 양식을 빼앗고, 그곳에 살고 있던 롯과 그의 가족도 함께 포로로 잡아간다. 롯은 좋은 땅을 따라 소돔 근처로 이주했지만, 그 결정이 결국 전쟁의 한가운데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사람이 자기 눈에 보기 좋은 것을 택했을지라도, 그것이 항상 복이 아니며 위험이 따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브람의 구출 작전과 승리

한 사람이 도망하여 아브람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아브람은 조카 롯이 포로로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집에서 훈련된 자 318명을 이끌고 단까지 추격한다. 밤에 기습 작전을 펼쳐 적군을 공격하고 승리하여 롯과 그의 재산, 그리고 함께 잡혀갔던 사람들을 모두 되찾아온다.

아브람은 전쟁에 능한 군대나 국가적 세력을 이끌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도우심 아래 뛰어난 전략과 용기를 통해 압도적인 적을 무찌른다. 이는 아브람이 단순한 믿음의 사람일 뿐 아니라, 책임과 용기를 갖춘 지도자였음을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싸우며, 물질이나 안전보다 생명의 가치를 우선시했다.

멜기세덱의 축복과 아브람의 고백

아브람이 돌아오는 길에 살렘 왕 멜기세덱이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와 아브람을 맞이한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천지의 주재시요”라는 고백과 함께 아브람에게 축복을 선언한다. “너의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는 말은 이번 전쟁의 승리가 오직 하나님의 손에 달렸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아브람은 이에 감사하여 멜기세덱에게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드린다. 이는 율법 이전에 드린 자발적인 헌신이며, 멜기세덱을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멜기세덱은 신비로운 인물로, 훗날 시편과 히브리서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로 언급된다. 그는 왕이자 제사장으로 등장하며, 아브람과 하나님의 언약을 이어주는 영적 중재자 역할을 한다.

한편, 소돔 왕은 아브람에게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품은 네가 가지라”고 제안하지만, 아브람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네 말이 내가 아브람을 부자로 만들었다 할까 하여 네게 속한 것은 실 한 오라기나 신발 끈 하나라도 가지지 아니하리라”는 말은, 아브람이 오직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만을 바라보았다는 믿음의 고백이다. 그는 사람의 인정이나 물질이 아닌, 하나님의 손길만을 의지하는 사람이었다.

결론

창세기 14장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태도와 결정을 요구하는지를 보여준다. 아브람은 조카 롯을 위해 싸우되, 승리 후에도 인간적인 이익이나 자랑이 아닌 하나님의 이름을 높였다. 멜기세덱과의 만남은 아브람의 믿음이 단지 현실의 문제 해결을 넘어서,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 있었음을 드러낸다. 세상의 전쟁과 유혹 속에서도 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나님께서 책임지시며, 그를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 땅 가운데 드러난다는 사실이 이 장을 통해 분명히 나타난다.

창세기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