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기 3장 해석

신실한 인도와 지혜로운 순종 속에 준비되는 구속의 길 – 룻기 3장

본문 요약

룻기 3장은 나오미의 지혜로운 계획 아래 룻이 보아스에게 기업 무를 자로서의 책임을 정중히 요청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룻은 밤에 보아스의 타작마당을 찾아가 담대하면서도 절제된 모습으로 요청을 전하며, 보아스는 그녀의 경건함과 충성심을 칭찬하고 긍정적인 응답을 줍니다. 이 장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인간의 순종과 지혜로운 행동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보여줍니다.

본문의 구조

1. 나오미의 계획과 룻의 준비 (1절~5절)
2. 룻의 행동과 보아스의 반응 (6절~13절)
3. 룻의 귀가와 나오미의 기대 (14절~18절)

나오미의 계획과 룻의 준비 (1절~5절)

룻이 보아스의 밭에서 계속 일하며 시간이 흐르자, 나오미는 룻의 장래를 염려하며 새로운 제안을 합니다.

"내 딸아 내가 너를 위하여 안식을 구하여 너를 복되게 하여야 하지 않겠느냐" (룻기 3:1)

‘안식’이라는 말은 단순한 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생계의 안정, 공동체 안에서의 소속을 뜻합니다. 이는 룻의 삶에 있어 가장 필요한 회복의 요소였습니다. 나오미는 룻에게 몸을 씻고 기름을 바르고 의복을 갈아입어 보아스를 찾아가라 지시합니다. 이는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그녀가 이제 과부의 자리에서 벗어나 재혼을 준비할 수 있음을 상징합니다.

룻은 나오미의 말을 모두 순종하며 따를 것을 약속합니다.

"어머니의 말씀대로 내가 다 행하리이다" (룻기 3:5)

이 구절에서 룻의 신뢰와 순종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그녀는 모압 여인이지만, 이스라엘의 율법과 관습을 존중하며 그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자 합니다.

룻의 행동과 보아스의 반응 (6절~13절)

룻은 타작마당에서 보아스가 누운 후 조용히 다가가 그의 발치에 자리를 잡습니다. 이 행동은 수동적인 접근이 아니라 율법적 맥락에서 기업 무를 자에게 보호와 결혼을 요청하는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밤중에 깨어난 보아스는 놀라며 정체를 묻자, 룻은 정중하면서도 확고히 자신의 요청을 전달합니다.

"나는 당신의 여종 룻이오니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 이는 당신이 기업을 물을 자가 됨이니이다" (룻기 3:9)

‘옷자락을 덮으라’는 표현은 고대 근동의 결혼청약과 보호를 의미하는 말로, 룻은 자신과 나오미 가문의 회복을 위한 책임을 보아스에게 묻고 있는 것입니다. 이 장면은 매우 조심스럽고 절제되어 있으며, 룻은 유혹하거나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고 신중하게 율법 안에서 요청합니다.

보아스는 룻의 행동을 칭찬합니다.

"네가 가난하든지 부하든지 젊은 자들을 따르지 아니하였으니… 네가 베푼 인애가 처음보다 나중이 더하도다" (룻기 3:10)

보아스는 룻이 자신의 유익이 아닌, 시어머니와 가문을 위한 결단을 내렸음을 인정하고 그녀의 신앙과 인격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는 룻의 요청을 수락하지만, 자신보다 더 가까운 친족이 있음을 알려주며, 그와의 절차를 먼저 밟겠다고 약속합니다.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룻기 3:13)

보아스의 말 속에는 책임감, 정직함,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의 맹세가 담겨 있습니다. 그는 감정이나 인간적 판단이 아니라 율법적 질서와 신앙의 원칙에 따라 행동합니다.

룻의 귀가와 나오미의 기대 (14절~18절)

보아스는 룻에게 새벽이 되기 전 조용히 돌아가라고 하며, 그녀에게 여섯 번 분량의 보리를 안겨 보냅니다. 이는 단순한 식량 제공이 아니라, 그녀의 수고에 대한 배려이자, 나오미에게 보여줄 확증이기도 합니다.

룻은 돌아와 그날 밤의 일을 상세히 나오미에게 전하고, 보리도 건네줍니다. 나오미는 이 일의 전개를 통해 보아스의 진심을 알아차리고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 사람이 오늘 이 일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아니하리라" (룻기 3:18)

나오미는 보아스의 성품과 책임감을 알았기에, 하나님의 섭리 아래 모든 것이 착실히 진행될 것을 확신합니다. 그녀의 이 말은 단순한 소망이 아니라 믿음의 고백이며, 이제 구속사의 큰 전환점이 가까이 왔음을 암시합니다.

결론

룻기 3장은 인간의 지혜로운 계획과 믿음의 순종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어떻게 열매 맺는지를 보여주는 깊은 이야기입니다. 나오미는 현실적인 상황을 신중히 판단하여 룻에게 조언하고, 룻은 그 지혜를 겸손하게 받아들이며 성실히 따릅니다. 보아스는 율법과 경건의 기준 안에서 룻의 요청을 받아들이며, 신실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대응합니다. 모든 과정은 은밀하고 조심스러우나, 그 속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흐르고 있으며, 모든 인물의 행동은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맞추려는 순종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룻기 3장은 겉으로는 사랑과 결혼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 안에서 일어나는 거룩한 과정입니다. 하나님은 지혜로운 이들의 믿음의 발걸음을 통해 준비된 구속의 길을 열어 가십니다.

룻기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