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5장 해석
이스라엘 지파들의 다양성과 분열 이후의 계보 정리
본문 요약
역대상 5장은 이스라엘의 동편 지파들인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의 계보와 그들의 영토, 전쟁, 신앙 상태 등을 기록합니다. 르우벤이 장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장자의 권리를 요셉에게 넘겨준 사연을 시작으로, 이들 지파가 어떻게 뿌리내렸고, 하나님의 도우심 속에 전쟁을 승리했지만 결국 불순종으로 인해 포로가 되었는지를 서술합니다. 족보 속에 하나님의 공의와 은혜가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본문의 구조
- 르우벤 지파와 장자의 권리 이전 (1절~2절)
- 르우벤 자손들의 계보와 활동 (3절~10절)
- 갓 지파의 계보와 전쟁 이야기 (11절~22절)
- 므낫세 반 지파의 정착과 포로 (23절~26절)
르우벤 지파와 장자의 권리 이전 (1절~2절)
본문은 “이스라엘의 장자 르우벤의 아들들은 이러하니라”는 말로 시작되지만, 곧바로 중요한 진술이 이어집니다. “그는 장자라도 그의 아버지의 침상을 더럽혔으므로 장자의 명분이 요셉의 자손에게로 주어졌으나 족보에는 장자의 명분대로 기록되지 아니하였으며.” 이는 창세기 35장과 49장에서 언급된 사건으로, 르우벤이 아버지 야곱의 첩 빌하와 동침함으로 인해 장자권을 박탈당한 배경을 요약합니다.
이것은 혈연적 순서가 하나님의 뜻을 결정짓지 않음을 보여주는 구절입니다. 요셉에게로 넘어간 장자권은 에브라임과 므낫세를 통해 이뤄졌으며, 이는 후에 북이스라엘 왕국을 형성하는 중심이 됩니다. 다윗은 유다 지파에서 나왔고, 왕권은 그를 통해 세워졌습니다. 이 모든 흐름은 하나님의 선택과 계획이 인간의 질서와는 다르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르우벤 자손들의 계보와 활동 (3절~10절)
3절부터는 르우벤 자손들의 계보가 이어집니다. 요엘, 스마야, 곡, 시므이, 미가, 레아야, 바알, 브에라 등의 인물이 등장하며, 특히 브에라는 앗수르 왕 블랏이 사로잡아 간 자로 기록됩니다. 이는 북이스라엘이 앗수르에 의해 멸망당하는 역사적 상황을 암시하며, 족보는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심판의 현실을 반영합니다.
이후 “그의 형제들이 그들의 가족대로 우두머리가 되었으니…”라는 말과 함께 르우벤 자손들이 길르앗 땅에 정착했다는 사실이 언급됩니다. 그들은 하갈 사람들과 전쟁을 벌이고 이겼으며, 하나님께서 그들의 기도를 들으셨다고 기록됩니다. “그들이 싸울 때에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하나님이 그들의 간구를 들으셨고 그들이 그를 의지하였으므로 그들에게 승리를 주셨더라.” 이 구절은 전쟁의 승패가 무력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도우심에 달려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하지만 이런 은혜에도 불구하고 르우벤 지파는 결국 하나님의 언약에 불순종함으로써 포로가 됩니다. 이는 은혜를 받았다고 해서 항상 신실하게 살았다는 뜻이 아니라,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는 삶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본문입니다.
갓 지파의 계보와 전쟁 이야기 (11절~22절)
갓 지파는 르우벤과 마찬가지로 요단강 동편에 정착한 지파입니다. 그들의 우두머리로 야엘, 사바, 요엘, 미가엘 등이 등장하며, 그들은 바산에서 길르앗까지 땅을 차지합니다. 특히 갓 지파와 르우벤, 므낫세 반 지파가 연합하여 하갈 사람들과 이타우르와 나비스와 노답 사람들을 쳤고, 4만4천7백 마리의 가축과 많은 사람들을 포로로 취했다고 기록됩니다.
전쟁의 승리는 그들이 “싸우는 중에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하나님이 그들의 간구를 들으셨음이라. 그들이 하나님을 의지하였으므로 하나님이 그들을 돕고 하갈 사람과 그들과 함께한 모든 자를 그들의 손에 넘기셨더라”는 구절로 설명됩니다. 이는 전쟁에서의 결정적 요소가 숫자나 전략이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의지와 신뢰라는 점을 다시 강조합니다.
전쟁 후 그들은 적의 땅에서 70여 년간 거주하게 되었지만, 결국 불순종으로 인해 다른 지파들과 함께 포로로 끌려가게 됩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을 경험한 공동체일지라도, 죄와 불신앙은 반드시 징계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줍니다.
므낫세 반 지파의 정착과 포로 (23절~26절)
므낫세 반 지파는 “바산에서 바알헤르몬과 스닐과 헤르몬 산까지 널리 퍼져 살았으며”라는 말로 소개됩니다. 이들은 다수의 우두머리를 두고 있었고, 큰 무리로 성장했지만, “그들의 조상들의 하나님께 범죄하여 그 땅의 백성의 신들을 따라 음행하므로” 결국 앗수르 왕 디글랏빌레셀에 의해 포로로 끌려가 하라와 하볼과 고산 하산까지 이주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북이스라엘의 멸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하나님의 축복 가운데 번성하던 이들이 우상숭배와 죄악으로 인해 결국 땅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이는 이스라엘의 역사 전체에 반복되는 패턴을 보여줍니다. 복은 순종을 통해 유지되며, 불순종은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부른다는 성경의 일관된 메시지를 이 장은 다시금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론
역대상 5장은 요단강 동편의 세 지파—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의 계보와 활동, 그리고 그들의 부흥과 몰락을 기록하며 하나님의 은혜와 심판이 동시에 드러나는 본문입니다. 하나님은 이들에게 많은 복을 주시고 전쟁에서도 이기게 하셨지만, 그들이 결국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우상숭배에 빠지자 포로의 길로 내몰리게 하셨습니다.
이는 족보라는 틀 안에서 하나님의 통치 원리, 곧 순종하는 자에게는 은혜와 구원이, 불순종하는 자에게는 심판이 임한다는 진리를 선명히 보여줍니다. 또한 혈통의 순서보다 하나님의 선택과 주권이 우선된다는 사실을 르우벤과 요셉의 대조를 통해 드러냅니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살아갈 수 있지만, 그 은혜는 순종과 신뢰 위에서만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교훈을 이 장은 조용히 들려주고 있습니다. 역대기 기자는 이 계보를 통해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새롭게 회복된 공동체가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역대상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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