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둘째 주일 대표기도문

2026년 11월 둘째 주일 대표기도문
영원한 빛의 근원이시며, 시간의 시작과 끝을 다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 깊어 가는 가을의 한복판에서 저희를 주님의 집으로 불러 예배하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나무가 한 해의 잎을 내려놓고 열매가 계절의 결실을 품듯, 저희도 지나온 날들을 주님 앞에 펼쳐 놓습니다. 눈에 보이는 풍성함만이 아니라 견디게 하신 시간과 다시 일어설 힘까지 모두 주님의 섭리와 은혜였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저희는 주께서 베푸신 선물을 누리면서도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하늘의 뜻보다 세상의 셈법을 앞세웠습니다. 이웃의 아픔을 보면서도 모른 체했고, 마음에 쌓인 염려와 원망을 기도로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입술로는 믿음을 말하면서 삶으로는 사랑을 드러내지 못한 저희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감추어진 죄까지 살피시는 주님 앞에 정직하게 서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우리를 깨끗하게 하시는 용서의 은혜를 깊이 의지하게 하옵소서.
태초에 말씀으로 세상을 지으시고, 죄와 죽음의 그늘 아래 놓인 인류를 구원하시려 독생자를 보내신 하나님, 구원의 역사를 이루신 주님의 사랑을 찬양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낮은 자리로 오셔서 우리 죄를 지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셨으며, 부활로 죽음의 문을 여셨으니 저희의 소망은 형편의 변화에 있지 않고 살아 계신 구주께 있습니다. 성령께서 저희 안에 믿음을 새롭게 하시고, 받은 은혜를 따라 순종과 선행의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주님, 가을의 결실을 바라보며 감사하되, 열매의 크기로 사람의 삶을 재단하지 않게 하옵소서. 수고했으나 거두지 못한 이들, 병과 가난과 관계의 아픔으로 마음이 지친 이들에게 하늘의 위로를 베풀어 주옵소서. 저희가 그 곁을 지나치지 않게 하시고, 필요한 말을 건네며 작은 손길과 나눔으로 주님의 사랑을 전하게 하옵소서. 풍성한 것을 받은 이들은 교만하지 않게 하시고, 부족한 가운데 있는 이들은 소망을 잃지 않도록 서로의 짐을 함께 지게 하옵소서.
교회를 말씀 위에 굳게 세워 주시고, 목회자와 직분자들에게 성령의 지혜와 온유한 담대함을 더하여 주옵소서. 예배와 말씀과 기도가 형식에 머물지 않게 하시며, 복음의 빛이 교회의 문턱을 넘어 이웃과 다음 세대,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비추게 하옵소서. 가정마다 믿음의 대화를 회복시켜 주시고, 자녀들이 세상의 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진리와 사랑 안에서 자라게 하옵소서. 선교의 길을 걷는 이들과 복음을 위해 수고하는 모든 이들을 지켜 주옵소서.
이 나라와 사회를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권한을 맡은 이들에게 공의와 책임을 주시고, 서로 다른 생각 가운데서도 생명과 존엄을 귀히 여기게 하옵소서. 일터와 생업의 어려움으로 신음하는 이들을 돌보시며, 약한 이들의 목소리가 외면당하지 않도록 저희도 정직과 화해의 길을 걷게 하옵소서.
오늘 선포되는 말씀이 저희의 생각을 비추고 걸음을 바로잡게 하옵소서. 드리는 찬송과 기도와 봉헌을 기쁘게 받아 주시며, 예배를 마친 뒤에도 하늘의 뜻을 땅 위의 삶으로 옮기게 하옵소서. 계절은 흘러가고 우리의 날도 지나가지만, 주님의 언약과 사랑은 쇠하지 않음을 믿습니다. 마침내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주님과 함께 누릴 영원한 기쁨을 바라보며 오늘 맡겨진 길을 믿음으로 걷게 하옵소서.
우리의 생명과 소망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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