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9장 묵상
회개 없는 인류와 하나님의 다섯째, 여섯째 나팔 심판
본문 요약
요한계시록 9장은 일곱 나팔 중 다섯째와 여섯째 나팔 심판이 이어지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다섯째 나팔에서는 무저갱이 열리며 그 안에서 나온 황충이 사람들을 다섯 달 동안 괴롭힙니다. 여섯째 나팔에서는 유브라데에서 풀려난 네 천사가 인류 삼분의 일을 죽이는 무서운 전쟁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이 심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끝내 회개하지 않습니다. 이 장은 하나님의 경고가 반복되어도 돌이키지 않는 인간의 완고함을 고발하며, 그 심판의 엄중함과 동시에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을 보여줍니다.
본문의 구조
- 다섯째 나팔: 무저갱에서 나온 황충의 재앙 (1~12절)
- 여섯째 나팔: 유브라데에서 풀린 군대의 심판 (13~19절)
- 회개하지 않는 인류 (20~21절)
다섯째 나팔: 무저갱에서 나온 황충의 재앙 (1~12절)
다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하늘에서 떨어진 별 하나가 등장하고 그에게 무저갱의 열쇠가 주어집니다. 그는 무저갱을 여는데, 그곳에서 연기와 함께 황충들이 나오며, 이들은 사람을 해하려고 합니다. 다만 하나님께 인침 받은 자들에게는 손대지 못합니다. 황충은 다섯 달 동안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데, 그 고통은 전갈에게 쏘인 듯한 아픔입니다. 이들은 사람을 죽이지는 않지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주며, 사람들은 죽기를 구하지만 죽음이 피합니다.
이 황충은 자연적인 메뚜기 떼와는 전혀 다른 존재입니다. 사람과 같은 얼굴, 여자 머리털, 사자 같은 이, 철 같은 갑옷, 날개 소리, 꼬리에는 전갈과 같은 침이 있으며, 그 꼬리로 사람을 괴롭힙니다. 이 모든 묘사는 악의 세력이 얼마나 교묘하고 위협적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황충의 왕은 무저갱의 사자이며, 히브리어로 아바돈, 헬라어로 아볼루온, 곧 ‘파괴자’라는 뜻을 가집니다.
이 장면은 하나님의 심판이 단순히 물리적 재앙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과 정신까지 파괴하는 고통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 이것이 회개하지 않는 인간에게 주어진 결과입니다. 동시에 이 심판이 다섯 달 동안 제한된 기간임을 통해 하나님의 자비 또한 드러납니다. 하나님은 완전히 멸망시키기보다 경고하시고 돌이킬 기회를 주십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회개하지 않습니다. 황충의 재앙은 인간의 죄에 대한 결과이자, 죄가 불러오는 내면의 파괴를 그대로 드러냅니다. 악은 종종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결국 인간을 황폐하게 만들며, 황충의 정체는 바로 그러한 악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이 재앙을 통해 인간의 죄된 현실을 깨닫게 하시려 하지만, 사람들은 끝내 돌이키지 않습니다.
여섯째 나팔: 유브라데에서 풀린 군대의 심판 (13~19절)
여섯째 천사가 나팔을 불자 금 제단의 네 뿔에서 음성이 납니다. 이는 하나님의 명령이 실현되는 거룩한 기원을 상징합니다. 이 음성은 나팔 가진 여섯째 천사에게 명하여 유브라데에 결박된 네 천사를 풀라고 합니다. 이 천사들은 정해진 시각과 날과 달과 해를 위해 준비되어 있었으며, 그들이 인류의 삼분의 일을 죽입니다.
이때 등장하는 군대는 이백만의 기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요한은 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말과 탄 자들은 불빛, 자주빛, 유황빛 갑옷을 입고 있으며 말들의 머리는 사자 같고, 입에서는 불과 연기와 유황이 나옵니다. 이 재앙으로 삼분의 일이 죽임을 당하며, 말들의 입과 꼬리에 힘이 있어 사람을 해칩니다.
이 장면은 인간 문명의 정점에서 등장하는 전쟁의 파괴력을 보여줍니다. 유브라데는 고대 세계에서 문명의 경계이자 역사적으로 전쟁이 잦았던 장소입니다. 이 지역에서 풀려난 군대는 단순한 전투가 아니라 초자연적이고 전면적인 파괴를 동반하는 심판의 도구입니다. 이 전쟁은 인간이 만든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허락 속에서 진행되는 심판입니다.
전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말들은 사람을 죽일 뿐 아니라 그들의 꼬리에도 힘이 있어 괴롭게 합니다. 이는 인간이 만든 기술과 문명이 오히려 인류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불과 연기와 유황이라는 묘사는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떠오르게 하며, 하나님의 심판이 얼마나 전면적이고도 확정적인지를 강조합니다.
요한계시록은 인간의 죄악이 결국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데 이른다는 사실을 강하게 말합니다. 인간의 탐욕, 권력욕, 파괴적인 본성은 결국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드러나며, 이는 하나님의 심판이자 동시에 인간 죄의 열매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심판을 통해서라도 인간이 돌이키기를 바라시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여전히 회개하지 않습니다.
회개하지 않는 인류 (20~21절)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바로 마지막 절에 나옵니다. 이 모든 재앙에도 불구하고 남은 사람들은 그 손으로 행한 일을 회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계속해서 우상을 숭배하고, 살인과 복술과 음행과 도둑질을 그치지 않습니다. 여기서 하나님은 심판보다 더 슬픈 현실, 바로 인간의 완고한 죄성을 고발하십니다.
황충과 전쟁, 수많은 죽음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습니다. 이들은 금, 은, 동, 목, 돌로 만든 우상을 숭배하며, 이 우상들은 듣지도, 보지도, 걷지도 못합니다. 단지 상징적인 숭배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과 이기심, 쾌락과 권력을 신격화한 삶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하나님은 인간의 죄가 단지 실수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드러내십니다. 이는 깊은 고집과 자기중심적인 삶의 방식에서 나옵니다. 하나님의 수많은 경고와 심판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완악함이 인류의 본성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결국 진정한 회개는 고난만으로는 나오지 않으며, 마음의 변화와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우리는 고난이 닥치면 자연스럽게 하나님께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고난 속에서도 죄를 붙잡고, 익숙한 우상을 버리지 않으며, 자신의 죄를 정당화하려는 유혹이 더 강하게 다가올 때가 많습니다. 요한계시록 9장은 인간의 타락이 얼마나 깊고 완고한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런 인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려는 하나님의 기다림과 경고가 얼마나 간절한지를 함께 보여줍니다.
결론
요한계시록 9장은 다섯째와 여섯째 나팔 심판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와 인간의 완악함이 얼마나 극명하게 대조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무저갱에서 나온 황충과 유브라데에서 풀린 기병대는 단지 상징적인 존재가 아니라, 실제로 인간의 삶을 뒤흔들 수 있는 악의 세력과 전쟁의 실체를 대변합니다. 하나님은 이 무서운 심판을 통해서라도 인간이 돌이키기를 바라시며, 그 경고는 철저하게 명확하고 반복적으로 주어집니다.
그러나 본문에서 가장 뼈아픈 부분은 바로 마지막입니다. 아무리 큰 재앙이 임해도 사람들은 회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가장 안타까워하시는 현실이며, 우리 스스로를 깊이 돌아보게 만드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단지 심판하시기 위해 이 말씀을 주신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경고 속에서 우리를 구원하고자 하는 뜻을 담아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는 지금도 다섯째와 여섯째 나팔이 울려 퍼졌던 그 시점과 다르지 않은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황충 같은 고통, 전쟁과 같은 재난, 도무지 해석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돌아오라고, 우상을 버리라고, 그분만이 참된 생명이라고 말입니다. 그 음성을 들을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 복된 자들입니다. 지금이 바로 회개의 시간입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기다리고 계십니다.
요한계시록 장별 요약
'성경연구 > 성경강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한계시록 11장 묵상 (0) | 2025.03.23 |
---|---|
요한계시록 10장 묵상 (0) | 2025.03.23 |
요한계시록 8장 묵상 (0) | 2025.03.23 |
요한계시록 7장 묵상 (0) | 2025.03.23 |
요한계시록 6장 묵상 (0) | 2025.03.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