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6 : 1 ~ 7 절 묵상

끝없이 깊어진 죄, 하나님의 한탄

본문 요약

창세기 6장 1절부터 7절은 인간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 차게 된 모습을 묘사하며,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것을 한탄하시고 심판을 결심하시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영이 더 이상 사람과 함께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하나님의 인내가 끝에 다다랐음을 의미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항상 악하고, 그 악이 날로 깊어지는 현실 속에서 하나님은 인간을 지으신 것을 슬퍼하시며, 땅 위에서 사람을 쓸어버리기로 작정하십니다. 그러나 이 심판 선언 안에는 여전히 하나님의 아픔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본문의 구조

1. 사람의 번성과 딸들의 탄생 (6:1–2)
2. 하나님의 영의 거하심과 제한 (6:3)
3. 죄악의 심화와 하나님의 한탄 (6:4–7)

사람의 번성과 딸들의 탄생 (6:1–2)

“사람이 땅 위에 번성하기 시작할 때에 그들에게서 딸들이 나니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자기들이 좋아하는 모든 여자를 아내로 삼은지라” 이 구절은 겉으로 보면 인간이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는 창세기 1장의 명령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 없이 인간의 욕망대로 살아가는 타락한 현실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들”이라는 표현은 고대부터 다양한 해석이 존재해 왔으며, 하나님의 백성인 셋의 자손과 가인의 자손 간의 혼합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외적인 아름다움만을 기준으로 여자를 선택하며, 영적 가치보다 육체적 욕망을 따라 결혼이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왜곡하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본질을 훼손하는 삶의 방향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사람이라 불리는 자들이 영적 기준이 아닌 세속적 기준으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은 타락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인간의 마음이 하나님의 뜻보다 자신의 욕망을 앞세우기 시작할 때, 생명은 번성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무질서한 확산이 될 뿐입니다. 땅 위에 생명이 많아졌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그 삶의 방향은 점점 무너져가고 있었습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메시지입니다. 눈에 보이는 번성과 성공이 곧 하나님의 축복이 아니며, 하나님의 기준 없이 이룬 확장은 결국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의 거하심과 제한 (6:3)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나의 영이 영원히 사람과 함께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육신이 됨이라 그러나 그들의 날은 백이십 년이 되리라” 이 말씀은 하나님의 인내가 유한함을 선포하는 구절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영을 사람 가운데 두시며, 창조 이후 끊임없이 사람을 이끄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점점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자신의 육신의 본성만을 따라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육신이 됨”은 단순히 몸을 가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죄된 본성에 이끌리는 존재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인간이 육에 속한 자가 되었고, 더 이상 하나님의 영의 다스림을 따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과의 교제가 끊어졌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인간과 더 이상 지속적으로 동행하실 수 없음을 말씀하시며, 그 생명의 시간을 백이십 년으로 제한하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심판이 유보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곧바로 심판하지 않으시고, 회개의 기회를 주십니다. 백이십 년이라는 시간은 인간이 돌이키고, 회복할 수 있는 은혜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은 무한정 참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인내가 크지만, 죄를 계속해서 방치하지 않으시고 반드시 심판하십니다. 하나님의 영이 떠난다는 것은 곧 생명의 근원이 끊기는 것이며, 인간의 역사는 죽음으로 기울게 됩니다. 이 구절은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인간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가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영이 떠난 자리는 필연적으로 죄가 자리를 잡고, 그 죄는 결국 파멸로 이어집니다.

죄악의 심화와 하나님의 한탄 (6:4–7)

4절에서 등장하는 ‘네피림’은 신비한 존재로 여겨지며, 당대에 명성이 있었던 거인들이라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강한 자로, 세상에서 이름을 떨쳤지만, 하나님 보시기에는 타락한 시대의 상징이었습니다. 세상은 영웅이 많았고, 겉으로는 힘과 이름이 가득한 시대였지만, 하나님의 시선은 전혀 다른 방향에 있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이 구절은 인간의 내면 상태를 가장 직설적으로 드러냅니다. 단지 겉으로 드러난 죄가 아니라, 마음속에서부터 악한 생각과 계획이 끊이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항상”이라는 표현입니다. 순간의 실수가 아니라, 삶의 전체 방향이 악으로 기울었다는 뜻입니다. 이에 하나님은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라고 말씀하십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신 것을 한탄하셨다는 이 표현은 단순한 실망을 넘어선 깊은 슬픔의 표현입니다. 이는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과 기대가 얼마나 컸는지를 반증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사랑하시고, 그들과 교제하시기 위해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죄에 빠져 하나님의 마음을 슬프게 했습니다. 하나님의 한탄은 냉정한 심판자의 모습이 아니라, 자녀를 잃은 아버지의 깊은 탄식입니다. 결국 하나님은 “내가 창조한 사람을 내가 지면에서 쓸어버리되 사람으로부터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리하리니 이는 내가 그것들을 지었음을 한탄함이니라”라고 선언하십니다. 창조의 순서가 무너지고, 생명이 사라지는 심판이 시작됩니다. 죄는 단지 개인의 타락을 넘어, 창조 전체를 오염시킵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단지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죄로 인해 훼손된 모든 질서를 정결하게 하려는 고통스러운 결정입니다. 이 선언은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정리이며, 회복을 위한 준비입니다.

결론

창세기 6장 1절부터 7절은 하나님이 인간을 바라보실 때 어떤 마음으로 보시는지를 가장 비통하게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사람은 땅에 번성했지만, 그 번성은 하나님을 향하지 않았습니다. 외적으로는 번영했지만, 내면은 무너져 있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항상 악했고, 생각하는 모든 계획은 하나님의 뜻과 멀어져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영은 더 이상 함께하실 수 없었고, 하나님은 한탄하시며 사람을 지으신 것을 근심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단지 파괴의 선언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를 끝까지 참지 않으시지만, 그 심판은 하나님의 거룩함과 사랑이 함께 담긴 결정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미워하시지만, 사람을 포기하시지 않습니다. 백이십 년이라는 시간은 하나님의 인내이며, 경고이며, 동시에 기회의 시간입니다. 하나님의 심판 선언은 갑작스러운 분노가 아니라, 오래 참으신 사랑의 끝에서 내려진 결단입니다. 이 본문은 우리에게 오늘도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우리의 삶은 하나님 보시기에 어떤 모습인가. 하나님의 영이 우리와 함께하실 수 있는가. 우리의 마음은 하나님의 뜻을 향해 있는가. 창세기 6장의 이 비극적인 선언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하며,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악이 가득한 세상 가운데서 하나님의 뜻에 귀 기울이는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십니다. 죄가 가득한 시대에도 하나님의 시선은 여전히 회복을 향하고 있습니다.

 

창세기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