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4 : 17 ~ 24 절 묵상
왕 앞에 선 믿음, 하나님만을 높이다
본문 요약
창세기 14장 17절부터 24절은 아브람이 전쟁에서 승리한 후 두 왕을 만나는 장면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소돔 왕은 물질적 보상을 제안하고, 살렘 왕 멜기세덱은 아브람을 축복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높입니다. 아브람은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드리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소돔 왕의 제안은 거절합니다. 이 본문은 전쟁 후의 승리가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물질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따르는 믿음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본문의 구조
- 아브람을 맞이하는 두 왕 (17–18절)
- 멜기세덱의 축복과 아브람의 반응 (19–20절)
- 소돔 왕의 제안과 아브람의 거절 (21–24절)
아브람을 맞이하는 두 왕 (17–18절)
아브람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 소돔 왕이 그를 맞이하러 사웨 골짜기, 곧 왕의 골짜기로 나옵니다. 이 장면은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과 재산을 되찾은 아브람을 향한 세상의 관심을 상징합니다. 동시에 살렘 왕 멜기세덱이 등장하여 아브람에게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옵니다. 멜기세덱은 단순한 지역 통치자가 아니었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습니다. 성경은 그를 대제사장으로 묘사하며, 이 인물은 이후 시편과 히브리서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로 등장하게 됩니다. 아브람은 두 왕 사이에 서 있습니다. 한쪽은 세상적 권세와 소유를 대표하는 소돔 왕이고, 다른 한쪽은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며 신앙적 권위를 대표하는 멜기세덱입니다. 아브람이 서 있는 이 자리는 단지 전쟁 후에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아니라, 그의 신앙과 정체성이 드러나는 중요한 선택의 자리였습니다. 아브람은 이미 승리를 경험한 자였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영광을 스스로 가지지 않고, 하나님께로 시선을 돌립니다. 이 장면은 우리도 일상에서 세상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하나님의 뜻을 따라야 하는 순간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를 깊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멜기세덱의 축복과 아브람의 반응 (19–20절)
멜기세덱은 아브람을 축복하며 하나님을 높입니다. 그는 “천지의 주재이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이여 아브람에게 복을 주옵소서”라고 말하며, 동시에 “너의 대적을 네 손에 붙이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할지로다”라고 선포합니다. 이 축복은 전쟁에서의 승리가 아브람의 용맹이나 전략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손에 의한 것이었음을 분명히 합니다. 멜기세덱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아브람을 축복하고, 아브람은 그의 말과 그가 드러내는 하나님의 임재에 응답하여 자신이 얻은 것 가운데 십분의 일을 멜기세덱에게 줍니다. 십일조는 단지 재산의 일부를 나누는 행위가 아니라,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음을 인정하는 신앙의 표현입니다. 이 행위는 아브람이 물질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고, 하나님의 다스리심 아래 있다는 것을 실제로 인정했음을 보여줍니다. 승리를 거둔 사람은 흔히 자신이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브람은 그 승리를 사용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하나님이 영광 받으시도록 선택합니다. 멜기세덱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으로, 아브람은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모든 믿는 자들의 본이 됩니다. 우리는 인생의 승리의 순간에 누구를 높이는가를 통해 우리의 믿음의 중심이 무엇인지 확인하게 됩니다. 아브람은 하나님의 제사장을 통해 하나님께 반응하며, 믿음은 상황이 아닌 하나님의 진리를 따라 응답하는 삶임을 보여줍니다.
소돔 왕의 제안과 아브람의 거절 (21–24절)
소돔 왕은 아브람에게 제안합니다. “사람은 내게 보내고 물품은 네가 가지라.” 겉보기에 이 제안은 매우 합리적이고 후한 것처럼 보입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전리품을 가져간 아브람에게 보상을 제안하는 것은 당시 문화적으로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브람은 이 제안을 단호히 거절합니다. 그는 “네 말이 내가 아브람으로 치부하게 하였다 할까 하여 네게 속한 것은 실 한 오락이나 들메끈 하나라도 가지지 아니하리라”고 말합니다. 아브람은 이 땅의 권력자에게서 유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만이 자신의 공급자이심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그의 이 고백은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의 철저한 태도이며, 이 땅의 가치와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충돌할 때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아브람은 소돔 왕의 호의를 사양하면서, 자신과 함께한 사람들의 몫은 존중해 따로 남겨둡니다. 이는 개인의 신앙적 결단과 공동체 안에서의 책임감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잡힌 모습입니다. 아브람은 개인의 믿음만을 앞세우지 않고, 함께 싸운 자들의 권리를 인정하며, 공동체적 질서를 세워갑니다. 소돔은 타락한 도시였고, 그 왕의 제안은 표면적으로는 친절해 보였지만, 그 안에는 아브람을 자기 영향력 아래 두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었습니다. 아브람은 물질보다 중요한 것이 자신의 정체성과 하나님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세상의 이익을 기꺼이 내려놓았습니다. 진정한 믿음은 유혹을 분별하고 거절할 수 있는 힘이며, 아브람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의 자세를 끝까지 지켰습니다.
결론
창세기 14장 17절부터 24절은 전쟁의 승리 이후, 믿음의 사람이 어떤 태도로 하나님께 반응하며 세상 앞에 서야 하는지를 깊이 보여주는 본문입니다. 아브람은 두 왕 사이에 서 있었고, 그는 멜기세덱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며, 십일조로 그 믿음을 드러냅니다. 동시에 소돔 왕의 물질적 제안을 거절함으로써, 오직 하나님만이 자신의 삶의 주인임을 선언합니다. 이 본문은 믿음이 단지 위기의 순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승리 이후에 더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우리는 어려울 때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지만, 오히려 평안하고 성공한 순간에는 하나님 없이도 살아갈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성공 이후에 더욱 철저히 하나님께 반응하였고, 그것이 그의 믿음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낸 순간이었습니다. 진짜 신앙은 결정적인 전환점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드러나며, 아브람은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세상의 유익을 거절할 수 있는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사용하시며, 그런 사람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세워 가십니다.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도 승리 이후의 순간에 하나님께 예배하고, 세상의 유혹 앞에서 거절하며, 하나님만이 나의 공급자이심을 고백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믿음입니다. 아브람은 그 길을 걸었고, 우리는 그의 본을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자신의 이름을 높일 자를 찾고 계시며, 우리가 그 자리에 서 있기를 원하십니다.
창세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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