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1 : 1 ~ 3 절 묵상
고향으로의 부르심 앞에서
본문 요약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번성하게 되었지만, 그의 번영은 오히려 갈등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라반의 아들들이 야곱을 시기하며 그가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았다고 수군거리자, 라반의 태도 또한 야곱에게 불리하게 변했습니다. 그때 여호와께서 야곱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움직일 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본문의 구조
- 갈등의 시작 (1절)
- 라반의 태도 변화 (2절)
- 하나님의 명령 (3절)
갈등의 시작
야곱은 지난 20년 동안 라반의 집에서 성실하게 일해왔습니다. 외삼촌 라반은 처음에는 야곱을 가족처럼 대했지만, 점점 그의 성공이 눈에 띄자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라반의 아들들이 먼저 불만을 표출합니다. “야곱이 우리 아버지의 소유를 다 빼앗고, 우리 아버지의 것에서 자기의 모든 재물을 모았다”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한 질투를 넘어, 야곱이 더 이상 그들의 집안에서 환영받는 존재가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당시 고대 근동 사회에서 가족 안에서의 유산과 소유물은 혈연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었습니다. 그 틀 안에서 외부인인 야곱이 재산을 불리는 것은 위협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말한 ‘빼앗음’은 사실이 아닙니다. 야곱은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와 은혜로, 라반과 맺은 약속 안에서 정당하게 얻은 결과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결과만 보고 오해를 낳고, 그 오해는 점점 큰 불만이 되어 공동체를 갈라지게 만듭니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시선과 하나님의 시선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발견합니다. 하나님의 복이 사람들에게는 질투로 보일 수 있고, 진실된 노력과 정직한 삶도 때로는 오해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모든 사정을 아시고, 그 안에서 야곱의 다음 걸음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라반의 태도 변화
2절은 라반의 태도가 야곱에게 전과 같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야곱은 라반의 얼굴을 보며 자신을 향한 호의가 사라졌음을 직감합니다. 여기서 ‘그에게 대하여 전과 같지 아니하더라’는 표현은 단순한 기분의 변화가 아니라, 관계의 실질적인 단절을 암시하는 표현입니다. 라반은 더 이상 야곱을 가족으로, 또는 함께 일하는 동료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쟁자로 여기고 있습니다. 야곱이 하나님의 은혜로 번성하자, 라반은 자신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합니다. 이는 인간의 본성 가운데 있는 소유욕과 통제욕의 민낯을 보여줍니다. 누군가가 잘될 때 그 복을 함께 기뻐하지 못하고, 내 소유가 줄어드는 것 같은 불안으로 인해 관계를 끊어버리는 모습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 안에 있습니다. 라반은 처음에는 야곱을 이용하고자 했지만, 결국 하나님이 야곱을 축복하시자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등을 돌립니다. 이런 상황은 야곱에게 위기이자 기회였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불리한 상황이지만, 하나님은 이 변화를 통해 야곱이 머물 곳이 아니라 떠날 곳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하십니다. 하나님은 때로 인간의 갈등과 변화된 관계를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하나님의 명령
3절에서 여호와께서 야곱에게 명확하게 말씀하십니다.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하나님의 음성은 야곱의 상황 속에서 갑자기 들려온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속에 이미 예감되고 있던 흐름에 하나님의 확증이 더해진 것입니다. 야곱은 이미 라반의 가족들과의 관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고, 그 안에서 다음 걸음을 고민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은 선명한 방향을 제시하십니다. ‘돌아가라’는 명령과 함께,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는 약속을 주십니다. 이 명령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야곱의 정체성과 부르심을 다시 회복시키는 부르심이기도 합니다. 고향으로의 귀환은 곧 하나님의 언약으로 돌아가는 여정입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셨던 약속의 땅으로 돌아가는 이 여정은, 야곱이 머무는 자가 아니라 보내심을 받는 자로 살아야 함을 뜻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언제나 공간과 방향을 동반합니다. 하나님은 야곱을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보호하시고 번성하게 하셨지만, 이제는 그 자리에서 나와 언약의 땅으로 향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그 모든 여정 가운데 함께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함께하심은 야곱에게 가장 큰 위로이며 확신입니다. 모든 관계가 흔들릴 때에도, 그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인도는 단지 거처의 이동이 아니라, 사명의 회복이자 존재의 방향 전환입니다. 야곱은 더 이상 눈치 보며 남의 집에 얹혀 사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을 이루어 갈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워지는 중입니다.
결론
창세기 31장 1절부터 3절은 단지 가족 간의 갈등과 이동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선 한 사람의 여정의 시작을 보여줍니다. 야곱은 억울한 대우를 받았고, 주변의 시선은 그를 향해 날카로워졌습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 그는 하나님의 뜻을 듣고 따르게 됩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의 오해와 질투 속에서도 정확히 일하십니다. 때로는 관계의 단절과 예기치 못한 갈등이 하나님의 계획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그 속에서 당신의 사람을 불러 세우십니다. 야곱은 그 부르심 앞에 순종하며 이제 언약의 땅으로 향합니다. 우리 삶에도 이런 부르심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갈등이나 시련이 전부가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시는 전환의 순간일 수 있습니다. 그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고, 주저하지 않고 나아가는 믿음입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그 음성이 들릴 때, 우리는 비로소 다음 걸음을 떼어 놓을 수 있습니다.
창세기 요약
'성경연구 > 성경강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세기 31 : 22 ~ 35 절 묵상 (0) | 2025.03.30 |
---|---|
창세기 31 : 4 ~ 21 절 묵상 (0) | 2025.03.30 |
창세기 30 : 22 ~ 24 절 묵상 (0) | 2025.03.29 |
창세기 30 : 14 ~ 21 절 묵상 (0) | 2025.03.29 |
창세기 30 : 1 ~ 13 절 묵상 (0) | 2025.03.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