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1 : 22 ~ 35 절 묵상
추격과 보호하심 사이에서
본문 요약
야곱이 라반에게 알리지 않고 가족과 재산을 이끌고 떠나자, 라반은 이를 알고 분노하며 사람들을 이끌고 추격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꿈에서 라반에게 야곱을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십니다. 라반은 야곱을 따라잡아 대면하지만, 하나님의 개입으로 상황은 무력충돌 없이 흘러갑니다. 라반은 드라빔을 찾기 위해 야곱의 장막을 수색하지만, 라헬이 꾀를 부려 그것을 숨기고 결국 찾지 못하게 됩니다.
본문의 구조
- 라반의 추격 (22절–24절)
- 야곱과 라반의 대면 (25절–30절)
- 라반의 수색과 라헬의 기지 (31절–35절)
라반의 추격
야곱이 하란을 떠난 지 사흘이 지나서야 라반은 그 소식을 듣게 됩니다. 이는 야곱이 라반을 얼마나 철저히 피하려 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라반은 곧바로 자기 형제들을 데리고 야곱을 뒤쫓아 7일 만에 길르앗 산지에서 그를 따라잡습니다. 추격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가족을 붙잡기 위한 행위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힘의 우위를 통해 관계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시도이며, 라반의 분노와 소유욕이 결합된 행동입니다. 그는 야곱이 자신의 딸들과 손자들, 그리고 재산을 몰래 데려간 것에 대해 매우 분노합니다. 그러나 그가 야곱을 만나기 전, 하나님께서 밤에 라반의 꿈에 나타나 경고하십니다. “너는 삼가 야곱에게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분명한 선을 그어 주십니다. 이는 단지 싸움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을 이루어가는 야곱을 직접 보호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주권적 선언입니다. 인간의 분노나 판단이 하나님의 계획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개입은 야곱에게 주어진 약속이 단지 말이 아니라 실제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성취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삶에 깊이 관여하시며, 사람의 손으로 위협받을 수 없도록 지켜주십니다.
야곱과 라반의 대면
라반은 길르앗에서 야곱을 따라잡고, 야곱이 장막을 친 그곳까지 찾아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야곱과 대면하게 됩니다. 라반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야곱에게 따져 묻습니다. “어찌하여 나를 속이고 내 딸들을 칼에 사로잡힌 자같이 끌고 갔느냐”는 말은 강도당한 자의 억울함을 표현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권위를 무시당한 데 대한 감정의 표출입니다. 그는 딸들과 손자들, 가축들 모두를 자신의 소유처럼 여기고 있었고, 야곱이 그것을 자기 허락 없이 데려갔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한 것입니다. 그는 또 왜 작별 인사조차 하지 않고 몰래 떠났는지 묻고, 심지어는 잔치와 노래로 배웅했을 것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그 말에는 진심보다는 체면과 소유욕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는 야곱을 사랑한 사람이 아니라, 이용한 사람에 가까웠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네 손에 있는 내 신을 어찌 훔쳤느냐”고 따집니다. 이는 야곱이 라반의 드라빔을 훔쳐갔다는 의혹을 드러내는 말이지만, 야곱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단호히 부인합니다. 오히려 야곱은 그 신을 훔친 자는 죽어 마땅하다고 선언합니다. 이는 야곱이 라헬이 한 행동을 알지 못했기에 할 수 있는 과감한 발언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얼마나 절대적인지를 보여주는 반전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라반의 수색과 라헬의 기지
라반은 야곱의 말에 따라 장막을 수색하기 시작합니다. 먼저 야곱의 장막을, 그리고 레아와 두 여종의 장막까지 모두 뒤지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라헬의 장막에 들어갑니다. 이 장면에서 라헬은 드라빔을 안장 아래 낙위의 안장 안에 숨긴 뒤, 자신이 여성의 생리 중이라 말하며 일어날 수 없다고 핑계를 댑니다. 당시 문화에서는 생리 중인 여인을 부정하게 여겨 접근하거나 직접 몸에 닿는 일을 꺼렸기 때문에, 라반도 더 이상 라헬을 추궁하지 못하고 물러납니다. 라헬의 이 행동은 기지이자 아이러니입니다. 라반이 신처럼 여겼던 드라빔이 지금은 여인의 부정한 자리 아래에 숨겨져 있고, 아무 능력도 행사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는 우상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라헬의 행동이 옳다고 말씀하시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 상황 속에서 야곱을 보호하십니다. 인간의 실수와 불완전함 속에서도 하나님은 당신의 사람을 지키십니다. 야곱은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위험한 말을 했지만, 하나님은 그 말조차 허락하지 않으시고 상황을 보호하십니다. 라헬이 드라빔을 훔친 행위는 향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지만, 이 장면에서는 하나님의 손길로 인해 더 큰 위기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가 인간의 허물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결론
창세기 31장 22절부터 35절은 야곱의 여정 속에서 하나님의 보호가 얼마나 세밀하고 강력하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야곱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떠났지만, 뒤에서 따라오는 라반의 분노는 여전히 현실적인 위협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위협을 방관하지 않으시고, 직접 개입하셔서 야곱을 보호하십니다. 라반의 추격 앞에서 인간적인 갈등과 감정이 드러나지만, 하나님은 그 위에 계시며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드라빔 사건은 사람의 허물과 신앙의 불완전함을 드러내는 장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 가운데서도 당신의 사람을 지키십니다. 인간은 때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것에 의지하려 하고, 하나님께 순종한다고 하면서도 자기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은 사람의 실수에 좌우되지 않으며, 그분의 보호하심은 상황보다 깊고 강력합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떠났고, 그 순종의 여정 속에서 위기를 만났지만, 하나님은 그때마다 지켜주셨습니다. 오늘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순종의 길 위에 있을지라도 갈등과 오해, 예상치 못한 상황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말씀하셨다면, 그 말씀은 반드시 지켜지고, 그 여정을 걷는 사람은 반드시 보호받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하며 걸어가는 길, 그 길은 언제나 하나님의 손 안에 있습니다.
창세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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