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47 : 13 ~ 26 절 묵상
기근 속에서 드러난 지혜와 순종
본문 요약
애굽 전역에 기근이 극심해지자 요셉은 먼저 백성들의 돈을 받고 곡식을 주고, 이어 가축과 토지, 마지막엔 몸까지 바로에게 드리게 하며 양식을 공급합니다. 결국 땅과 사람은 바로의 소유가 되었고, 요셉은 그들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 그들이 살아갈 길을 제시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요셉은 지혜롭게 위기를 관리하며 백성의 생명을 살리고, 동시에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질서를 세워갑니다.
본문의 구조
- 돈을 받고 곡식을 공급함 (13절~15절)
- 가축을 받고 양식을 공급함 (16절~17절)
- 토지와 몸을 드리고 생명을 얻음 (18절~26절)
돈을 받고 곡식을 공급함 (13절~15절)
기근은 더욱 심해졌고 애굽 온 땅에 양식이 떨어지자 백성들은 요셉에게 와서 양식을 구합니다. 요셉은 처음에는 백성들의 돈을 받고 곡식을 줍니다. 모든 돈이 요셉의 손을 거쳐 바로의 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백성들은 이 과정에서 점점 생존을 위한 대가를 치르게 되고, 요셉은 총리로서 이 위기 상황을 국가적 차원에서 질서 있게 관리합니다. 기근이 닥쳤을 때, 인간은 가진 것을 하나씩 내어놓으며 생명을 보존하려 합니다. 돈이 먼저 소진되고, 그것이 더 이상 아무 의미도 없을 때 사람들은 그동안 의지하던 것들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동안 중요하게 여겨왔던 부와 소유가 생명의 위기 앞에서 얼마나 쉽게 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때로 인간이 붙잡고 있는 것을 내려놓게 하심으로써 더 깊은 의존과 신뢰로 이끄십니다. 이때 요셉은 무분별한 분배가 아닌 질서를 세워가며 백성들의 필요를 충족시킵니다. 그는 총리라는 자리를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는 자입니다. 모든 백성의 돈이 궁으로 들어가지만, 이는 그들을 살리는 구조 안에서 기능합니다. 요셉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지 않고, 위기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축을 받고 양식을 공급함 (16절~17절)
백성들의 돈이 다 떨어지자 그들은 요셉에게 다시 나아가 양식을 구합니다. 요셉은 이제 그들의 가축을 받고 양식을 줍니다. 그들은 말과 소와 양, 나귀 등 자신이 가진 모든 가축을 내어놓습니다. 요셉은 그것들을 받고, 그 해 동안 백성들에게 먹을 것을 공급합니다. 인간이 가진 재산은 끝이 있습니다. 위기의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자신이 의지하던 것들을 포기하게 됩니다. 돈이 의미를 잃자 가축이라는 생계 수단까지 내어놓게 되는 상황은 당시 사람들에게 얼마나 절박한 시기였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요셉이 보여주는 태도는 냉정함이 아니라 지혜입니다. 그는 백성들의 상황을 무시하지 않고, 그들의 필요에 따라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무조건적인 나눔이 아니라 책임 있는 방식으로 위기를 관리해 갑니다. 하나님이 요셉에게 주신 지혜는 단지 꿈을 해석하는 능력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현실의 문제를 하나님 앞에서 해석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지도자의 진정한 역할은 백성을 위기에서 건져내고 새로운 삶의 틀을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요셉은 그러한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며, 기근이라는 재앙을 통해 하나님의 질서를 세워가는 통로가 됩니다. 그는 모든 것을 중앙화하고 통제하지만, 그것은 사람들을 억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고 회복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토지와 몸을 드리고 생명을 얻음 (18절~26절)
기근이 두 해째 되자 백성들은 자신들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땅과 몸까지도 바로에게 드릴 테니, 생명을 살려달라고 요청합니다. 요셉은 그들의 땅을 바로에게 사들이고, 애굽 전역을 바로의 소유로 삼습니다. 제사장의 토지는 예외로 하여 남겨둡니다. 이어 요셉은 백성들을 각 성읍으로 옮기고, 씨앗을 나눠 주며 그들이 경작하게 합니다. 그 땅의 소산 중 5분의 1은 바로에게 바치고 나머지 5분의 4는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백성들은 이 제도를 받아들이며 자신들의 생명을 살려준 요셉에게 감사하고, 그를 통해 바로에게 속하게 된 것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요셉은 단순히 곡식을 분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를 준비하는 제도를 세웁니다. 이는 생존을 위한 임시방편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삶의 체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땅과 사람의 소유권이 바로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은 단순한 통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너진 경제 구조를 다시 세우기 위한 새로운 질서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백성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생명이 보존되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요셉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요셉은 권력의 위치에서 하나님의 방식으로 사람들을 다스립니다. 그는 백성들에게 최소한의 부담만을 요구하며, 그들에게 씨앗을 나누고 땅을 경작하게 합니다. 그가 세운 세금 제도는 생명을 유지하게 하면서도 공동체의 질서를 지켜갈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지도자가 백성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합니다. 요셉은 자신에게 맡겨진 책임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지혜로 모든 위기를 통과해 갑니다. 그는 사람들을 이용하지 않고 섬기며, 그들이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의 손을 통해 이방 땅의 수많은 사람들을 살리십니다. 이 장면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과 은혜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결론
기근이라는 재난은 인간의 한계를 낱낱이 드러냅니다. 재물, 가축, 심지어 땅과 몸까지도 생명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인간은 자기가 붙잡던 것들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체감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길을 여십니다. 요셉이라는 한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질서를 세우시고,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십니다. 요셉은 자신의 권력을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의 지혜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도구가 됩니다. 그가 보여준 방식은 통제가 아니라 회복이었고, 억압이 아니라 생명을 위한 배려였습니다. 사람들은 요셉의 조치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새로운 질서 속에 자신을 맞춰갑니다. 하나님은 때때로 우리에게 가진 것을 내려놓게 하시지만, 그 자리에 새로운 생명을 채워주십니다. 돈도 가축도 땅도 몸도, 하나님이 살리시는 은혜 앞에서는 수단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고, 그분이 세우시는 질서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요셉의 지혜와 백성들의 겸손한 태도는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깊은 통찰을 줍니다. 지금 우리 역시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하나님의 섭리는 여전히 유효하며, 그분은 여전히 사람을 통해 일하고 계십니다. 요셉이 한 시대를 살렸듯이, 우리도 하나님 안에서 생명을 살리는 지혜의 통로가 되길 소망합니다.
창세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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