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8장 해석

야곱의 도피와 벧엘에서의 만남

본문 요약

창세기 28장은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 하란으로 도망가는 여정을 시작하며, 도중에 하나님을 만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벧엘에서의 꿈과 계시를 통해 하나님은 야곱에게도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셨던 언약을 그대로 확증하시고, 야곱은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서원하며 새로운 믿음의 여정을 시작한다.

본문의 구조

1. 이삭의 야곱 축복과 라반에게 보내는 명령(1절~5절)
2. 에서의 반응과 이스마엘의 딸과의 결혼(6절~9절)
3. 야곱의 꿈과 하나님의 약속(10절~15절)
4. 야곱의 반응과 서원(16절~22절)

이삭의 야곱 축복과 라반에게 보내는 명령

이삭은 야곱을 다시 불러 그를 축복하며, 이전과는 다르게 하나님의 언약과 뜻에 따라 진심으로 그를 이삭의 후계자로 세운다. 그는 “전능하신 하나님이 네게 복을 주시어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사 네가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시고… 아브라함에게 허락하신 복을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고 말하며, 야곱을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보내어 거기서 아내를 맞이하라 명한다.

이 장면은 27장에서 축복을 속임수로 받았던 야곱이, 이번에는 명확히 하나님의 언약의 후계자로 공적으로 인정받는 전환점이다. 또한 이삭이 하나님의 뜻을 다시 분명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믿음의 성장을 보여준다.

에서의 반응과 이스마엘의 딸과의 결혼

에서가 자기 아버지가 가나안 여인을 기뻐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이스마엘의 딸 마할랏을 아내로 맞이한다. 이는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인간적으로 아버지의 기쁨을 얻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결혼은 여전히 언약의 방향과는 다른 길이며, 에서의 선택이 여전히 육적이고 외적인 기준에 치우쳐 있음을 드러낸다.

야곱의 꿈과 하나님의 약속

야곱은 하란을 향해 떠나다가 한 곳에 이르러 해가 지매, 거기에서 돌을 베개 삼아 잠든다. 이곳이 훗날 '벧엘'이라 불리게 될 자리이다. 야곱은 꿈을 꾸는데, 사닥다리가 땅에서 하늘에 닿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여호와께서 그 위에서 서 계신다.

하나님은 꿈속에서 그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 네가 누워 있는 이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복을 받으리라.” 이는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언약의 정확한 반복으로, 이제 그 계보가 야곱에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하나님께서 직접 확증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반드시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고 약속하신다. 이는 야곱에게 가장 필요한 보호와 회복의 약속이다. 도망자 신세로 떠나는 야곱에게 있어, 이 말씀은 하나님의 임재가 단순히 고정된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함께하신다는 새로운 신앙의 눈을 열어준다.

야곱의 반응과 서원

야곱은 잠에서 깨어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라며 두려움과 경외심에 휩싸인다. 그리고 그곳을 ‘벧엘’이라 부르며, 그것은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이다.

그는 돌을 세워 기둥으로 삼고 그 위에 기름을 붓는다. 이는 그 자리가 단지 꿈을 꾼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을 실제로 만난 ‘거룩한 자리’로서 기념하는 행위이다.

야곱은 하나님께 서원하여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나를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라며, 자신의 삶과 소유의 일부를 하나님께 바치겠다는 헌신을 드린다. 이는 아직 완전한 믿음은 아니지만, 하나님께 반응하며 한 걸음씩 신앙의 여정을 시작하는 장면이다.

결론

창세기 28장은 속임수로 축복을 얻은 야곱이 도피하는 중에 진정한 하나님의 임재와 약속을 처음으로 체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그는 아직 약하고 미숙하며 도망자의 신세지만, 하나님은 그런 야곱을 찾아오셔서 언약을 확증하시고, 동행하겠다고 약속하신다.

벧엘에서의 경험은 야곱의 인생을 다시 쓰는 출발선이며, 믿음은 언제나 완전함이 아닌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로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실패한 인생, 두려움 속에 떠나는 자를 만나시고, 그 안에서 구속의 길을 여시는 분이심을 이 장은 강하게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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