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3편 묵상
하나님께 버려진 것 같은 순간에도
본문 요약
시편 13편은 깊은 절망 속에서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리는 다윗의 간절한 기도입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잊으신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 "언제까지입니까?"라고 반복하여 부르짖습니다(1-2절). 그러나 그는 계속해서 하나님께 간구하며, 자신의 원수들이 승리하지 못하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합니다(3-4절). 결국 그는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구원을 신뢰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고백으로 시를 마무리합니다(5-6절). 이 시편은 신앙의 여정에서 하나님께서 멀게 느껴질 때, 우리가 어떻게 기도하고 신뢰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본문의 구조
- 하나님께 대한 탄식과 절망(1-2절)
- 하나님의 응답을 간구하는 기도(3-4절)
- 믿음의 결단과 찬양(5-6절)
하나님께 대한 탄식과 절망
다윗은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라는 반복적인 질문으로 시를 시작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잊으신 것처럼 느껴지고, 얼굴을 가리신 것처럼 보이는 현실 속에서 깊은 절망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런 순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멀리 계신 것 같고, 기도해도 아무 응답이 없는 듯한 시간이 길어질 때 우리는 낙심하게 됩니다.
"나를 영원히 잊으시나이까?"라는 다윗의 외침에는 하나님이 침묵하시는 시간의 길이가 너무 길게 느껴지는 고통이 담겨 있습니다. 마치 하나님의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처럼 느껴지고, 기도가 허공에 흩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께서 결코 그의 백성을 잊지 않으신다고 말씀합니다. 이사야 49장 15절에서 하나님은 "여인이 어찌 그 젖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낳은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라고 선언하십니다.
다윗은 또한 "나의 영혼이 번민하고 종일토록 마음에 근심하기를 어느 때까지 하오며?"라고 말하며 내면의 갈등을 표현합니다. 하나님이 침묵하실 때, 우리의 마음은 쉽게 무너지고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해집니다.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하나님께 토로합니다.
우리는 종종 믿음이 있는 사람은 언제나 평안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성경의 많은 인물들은 하나님 앞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습니다. 예레미야, 욥, 그리고 예수님조차 십자가에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부르짖으셨습니다(마태복음 27:46). 신앙은 감정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하나님께 가져가는 것입니다.
"내 원수가 나를 치며 자랑하기를 어느 때까지 하리이까?"라는 마지막 탄식은 다윗이 단순한 내면의 고통뿐만 아니라 외부적인 위협도 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이 응답하시지 않는 것 같을 때, 원수들은 더욱 기세등등해지고, 믿음의 사람들은 더욱 고립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윗이 이러한 모든 감정을 하나님께 가지고 나아갔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응답을 간구하는 기도
다윗은 절망에 빠져 있던 마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께 간절히 간구합니다. "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나를 생각하사 응답하시고 나의 눈을 밝히소서"라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개입을 간청합니다.
"나의 눈을 밝히소서"라는 표현은 단순히 시력을 회복시켜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절망 속에서 다시 소망을 보게 해 달라는 의미입니다. 인생이 너무 힘들어지면, 우리는 희망을 잃고 영적인 시야가 흐려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눈을 다시 밝히셔서, 절망이 아닌 소망을 보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두렵건대 내가 사망의 잠을 잘까 하오며"라는 표현은 다윗이 극한의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개입하지 않으시면, 자신이 무너질 것이라고 느낍니다. 우리가 인생의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의 영혼도 점점 죽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이 순간에도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두렵건대 나의 원수가 이르기를 내가 그를 이겼다 할까 하오며 내가 흔들릴 때에 나의 대적들이 기뻐할까 하나이다"라는 구절은 다윗이 단순히 개인적인 고통을 넘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원수들이 자신의 실패를 통해 하나님을 조롱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이는 우리의 기도 속에서도 중요한 원칙입니다. 우리가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께 도움을 구할 때, 단순히 우리의 문제 해결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기도로 나아가야 합니다.
믿음의 결단과 찬양
다윗은 처음에는 절망 가운데 있었지만, 기도하는 과정에서 신뢰의 고백으로 나아갑니다. "나는 오직 주의 인자하심을 의지하였사오니"라는 고백에서, 그는 더 이상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님의 성품을 바라봅니다. 하나님이 아무 응답도 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의 인자하심은 변함없습니다.
"나의 마음은 주의 구원을 기뻐하리이다"라는 말은 다윗이 상황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구원을 믿고 기뻐하기로 결단한 것입니다. 믿음은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확신 위에 서는 것입니다.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이는 주께서 내게 은덕을 베푸심이로다"라는 마지막 구절은, 다윗이 결국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리로 나아갔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아직 응답을 받지 못했지만,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신뢰하며 찬송합니다.
이것이 신앙의 여정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하나님께서 멀리 계신 것처럼 느껴지고, 기도가 응답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을 붙들고, 믿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결론
시편 13편은 신앙의 여정에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깊은 절망과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리는 과정, 그리고 결국 믿음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잊으신 것 같아 탄식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기도하며 하나님의 응답을 간구합니다. 그리고 결국 그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신뢰하는 자리로 나아갑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나님이 멀게 느껴지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순간에 하나님께 나아가 부르짖는 것입니다. 다윗처럼 우리의 감정을 솔직히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하나님의 성품을 신뢰하며 기도할 때, 우리는 다시 소망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기도가 때로는 지연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는 여전히 우리의 삶을 다스리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윗처럼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하며, 그의 구원을 찬양하는 믿음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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