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9 : 18 ~ 29 절 묵상
세 아들, 세 길
본문 요약
창세기 9장 18절부터 29절은 홍수 이후 노아의 세 아들인 셈, 함, 야벳의 후손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되어 노아의 포도주 사건과 그것을 대하는 아들들의 태도에 따라 미래의 운명이 결정되는 장면을 기록합니다. 특히 함의 아들 가나안에게 내린 저주와 셈과 야벳에게 주어진 축복은 단순한 도덕적 교훈을 넘어 인류 역사와 구속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한 가정의 작은 사건이 어떻게 하나님의 관점에서 인류의 흐름을 이끄는지 보여줍니다.
본문의 구조
- 노아의 아들들의 계보 소개 (9:18–19)
- 노아의 실수와 아들들의 반응 (9:20–23)
- 노아의 선언과 죽음 (9:24–29)
노아의 아들들의 계보 소개 (9:18–19)
본문은 먼저 방주에서 나온 노아의 세 아들 셈과 함과 야벳을 다시 소개합니다. 성경은 함이 가나안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굳이 강조하면서 이 본문 전체의 흐름이 단순한 가정 이야기로 끝나지 않음을 예고합니다. 이 세 아들은 이후 온 땅의 백성으로 퍼져 나가는 중심 인물이 됩니다. 이는 창세기 10장, 곧 족보로 이어지는 서사의 연결점이기도 하며, 전 인류가 이 세 아들의 후손으로 갈라져 나가게 됨을 선언하는 중요한 신학적 진술입니다. 인간은 홍수 이전에도 죄 가운데 있었지만, 홍수 이후에도 여전히 죄성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구원받은 노아의 가정조차 완전한 공동체는 아니었으며, 그 안에서 하나님께 순종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가 구별되기 시작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언약이 단지 한 사람을 넘어 그 후손들과 민족으로 확장되는 과정 속에서, 그 누구도 자동적으로 하나님의 복을 누릴 수 없다는 진리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가문의 이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태도를 통해 이어지는 것입니다.
노아의 실수와 아들들의 반응 (9:20–23)
노아는 농사를 시작하여 포도나무를 심었고,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장막 안에서 벌거벗은 채로 잠이 듭니다. 이 장면은 인간의 연약함과 경건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실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노아는 방주를 짓고 하나님의 말씀에 철저히 순종했던 인물이지만, 그 역시 죄 없는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포도주를 마신 것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은 아니지만, 자기 절제 없이 취하여 수치스럽게 된 상황은 분명히 경계해야 할 교훈을 줍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상황입니다. 함은 아버지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고 나가서 두 형제에게 말했습니다. 본문은 그가 그것을 ‘보았다’는 사실과 ‘밖으로 나가서 말했다’는 점을 함께 강조합니다. 이는 단지 본 사실을 알린 것이 아니라, 그 수치를 조롱하거나 가볍게 여겼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반면 셈과 야벳은 옷을 가져다가 어깨에 메고 뒷걸음질로 들어가 아버지의 하체를 보지 않으려고 하며 조용히 덮어 줍니다. 그들의 행동은 함의 태도와 정반대이며, 수치를 덮는 자의 모습입니다. 이 장면은 존중과 불경, 경외와 방종, 은혜와 조롱이 갈라지는 길목에서 사람의 마음이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죄 없는 사람은 없지만, 타인의 실수를 어떻게 대하느냐는 그 사람의 내면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시험이 됩니다. 수치를 조롱하는 사람은 저주를 받고, 수치를 덮는 사람은 축복을 받습니다.
노아의 선언과 죽음 (9:24–29)
노아가 깨어 자기에게 행한 일을 알고 가장 먼저 내린 말은 가나안에 대한 저주입니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그의 형제의 종들의 종이 되기를 원하노라” 함 자신이 잘못했지만, 저주는 그의 아들 가나안에게 선언됩니다. 이 점은 성경을 해석하는 데 있어 많은 논의가 되었지만, 중요한 것은 이 저주가 단지 개인적인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역사적 선언이라는 사실입니다. 가나안 족속은 이후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정복할 때 그 대상이 되었고, 영적으로도 하나님의 백성과 대조되는 세상의 상징이 됩니다. 반면 셈에 대해서는 “여호와 셈의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가나안은 셈의 종이 되고”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언급합니다. 셈의 후손 중에서 아브라함과 이스라엘 민족이 나오게 되며, 그 민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게 되는 하나님의 구속사의 중심 가문이 됩니다. 야벳에 대해서도 “하나님이 야벳을 창대하게 하시며 셈의 장막에 거하게 하시고 가나안은 그의 종이 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라고 말합니다. 이는 야벳의 후손들이 셈의 영적 유산에 참여할 것을 예고하는 말씀이며, 이방인의 구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씀으로도 해석됩니다. 이 모든 선언은 단순한 축복과 저주의 말이 아니라, 인류의 흐름 속에서 하나님의 구속 계획이 어떻게 전개되어 가는지를 담고 있는 예언적 말씀입니다. 노아는 이후 350년을 더 살았고, 모두 950세에 죽었다고 기록되며, 창세기의 한 인물이자 인류사의 새로운 시작을 연 사람으로서의 생애가 마무리됩니다.
결론
창세기 9장 18절부터 29절은 한 가정 안에서 벌어진 작은 사건이 인류 전체에 미치는 영향과, 하나님이 어떻게 사람의 선택과 태도를 통해 구속의 역사를 써 내려가시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본문입니다. 노아의 세 아들 셈, 함, 야벳은 단순한 인물 묘사가 아니라 이후 세상 모든 민족과 열방의 흐름을 상징하는 이름이 됩니다. 하나님은 함의 후손 가운데 악한 마음을 가졌던 자들을 심판하시고, 셈과 야벳을 통해 은혜의 계보를 이어 가십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혈통이나 외적인 기준이 아닌, 마음의 태도와 삶의 방향을 기준으로 삼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노아의 실수는 모든 사람에게 연약함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지만, 그 실수를 대하는 자녀들의 태도는 사람의 깊은 중심이 어떠한지를 드러내는 거울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실수한 자를 정죄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그 수치를 덮고 회복의 길로 이끌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셈과 야벳처럼 다른 이의 연약함을 덮어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계승할 준비가 된 사람으로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사람들의 작은 말과 행동, 태도를 통해 구속의 길을 이어가시고, 그 가운데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존중하는 자를 통해 은혜의 통로를 여십니다. 창세기 9장의 마지막 장면은 한 시대의 마감이자, 새로운 인류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분기점이며, 오늘 우리 삶의 태도 역시 하나님 앞에서 어떤 선언을 낳게 될지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창세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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