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35 : 1 ~ 15 절 묵상
다시 벧엘로 올라가다
본문 요약
야곱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벧엘로 올라가 제단을 쌓습니다. 그는 가족과 사람들에게 이방 신상들을 제거하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라 명령하고, 하나님은 그 길에 함께하시며 두려움을 내려주어 그 누구도 그들을 해치지 못하게 하십니다. 야곱은 벧엘에서 다시 하나님을 만나고, 새로운 이름 이스라엘을 재확인받으며 하나님의 축복과 언약을 다시 듣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위해 제단을 쌓고 돌기둥을 세워 하나님께 예배합니다.
본문의 구조
- 하나님의 명령과 야곱의 순종 (1절–5절)
- 벧엘에서의 하나님과의 만남 (6절–10절)
- 제단과 돌기둥 세움, 하나님의 말씀 (11절–15절)
하나님의 명령과 야곱의 순종
야곱은 세겜에서 참혹한 사건을 경험한 후 무거운 마음으로 있던 중, 하나님께서 그에게 직접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내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신 말씀은 과거를 상기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믿음의 전환점으로 초대하는 하나님의 음성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이 도망자의 신분이었을 때 그를 찾아오셨고, 이제는 가족과 가축, 종들과 함께 언약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다시 벧엘로 올라가기를 원하십니다. 이 명령은 단지 장소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정비하고 신앙을 새롭게 하라는 하나님의 초대입니다.
야곱은 이 말씀을 듣고 곧바로 순종합니다. 그는 자신과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 말합니다.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의복을 바꾸라.” 이는 단순히 외적인 정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의 방향을 하나님께로 돌리는 회개의 행위입니다. 야곱은 라반의 집에서 나올 때 라헬이 훔쳐온 드라빔과 가족이 지니고 있었던 이방의 물건들이 하나님의 길을 막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벧엘로 올라가는 길이 단순한 이주가 아니라 거룩한 여정임을 알고, 철저한 정비를 명령합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에는 결코 타협이 없으며, 거룩함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함을 야곱은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야곱은 그 이방 신상들과 귀고리들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아래에 묻고 출발합니다. 이는 영적인 각성의 상징이자, 더 이상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단의 표시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철저히 준비한 야곱의 가정은 벧엘을 향해 나아가고, 하나님은 그 여정 가운데 함께하시며 그 주변의 성읍들에게 큰 두려움을 주셔서 아무도 야곱의 가족을 추격하거나 공격하지 못하게 하십니다. 이는 하나님의 보호하심이 눈에 보이게 드러나는 장면이며, 순종하는 자를 하나님이 어떻게 안전하게 인도하시는지를 보여줍니다.
벧엘에서의 하나님과의 만남
야곱은 마침내 벧엘에 도착하여 제단을 쌓고 그곳의 이름을 엘벧엘이라 부릅니다. 이는 “벧엘의 하나님”이라는 뜻으로, 단순히 장소가 아니라 그곳에서 자신을 만나주셨던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기억하며 붙인 이름입니다. 과거에 그는 벧엘에서 돌베개를 베고 누웠을 때 하나님의 사닥다리를 보고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약속을 들었습니다. 이제 다시 벧엘에 돌아와 제단을 쌓은 그는 과거의 은혜를 다시 붙잡고, 언약을 새롭게 하는 자리에 서게 됩니다. 이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지 않고, 시간 속에서 계속 이어지고 자라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이때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가 죽어 그 아래에 묻히고, 그곳 이름을 알론바굿이라 하였습니다. 이는 야곱이 단지 하나님의 언약을 향해 전진할 뿐 아니라, 인생의 중요한 인물들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모습도 함께 보여줍니다. 신앙의 길은 감정과 삶의 기억을 배제한 채 걷는 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그 삶을 품으며 나아가는 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다시 야곱에게 나타나 복을 주십니다. 하나님은 그의 이름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 하십니다. 이미 창세기 32장에서 천사와 씨름할 때 이름이 바뀌었지만, 여기서 하나님께서 다시 그 이름을 확증하시는 것은 야곱이 삶 전체를 하나님께로 방향 전환한 것을 확인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새사람으로 보증하신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새로운 정체성과 사명을 다시금 말씀하시며, 그가 더 이상 옛사람 야곱이 아님을 선포하십니다.
제단과 돌기둥 세움,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은 야곱에게 자신을 “전능한 하나님”이라 소개하시고, 그에게 다시 언약을 말씀하십니다. “생육하며 번성하라. 한 백성과 백성들의 총회가 네게서 나오고,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올지며,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준 땅을 네게 주고, 네 후손에게도 그 땅을 주리라.” 이는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언약을 야곱에게 직접 다시 주시는 장면으로, 하나님의 언약이 세대를 따라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단절되지 않으며, 신실하게 계승되고 성취되어 갑니다. 야곱은 이제 이 언약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로서, 자신의 삶과 후손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질 것을 확인받습니다.
야곱은 하나님이 자기에게 말씀하시던 곳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전제를 붓고 기름을 붓습니다. 이는 단순한 돌 구조물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만남의 장소이자 예배의 기념비로서 세운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던 그 장소를 ‘벧엘’이라 다시 명명합니다. 이 반복된 명명은 야곱이 하나님의 말씀과 언약을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는 고백입니다. 단지 지나가는 장소가 아니라, 그의 삶에 있어 신앙의 기준점이 되는 지점으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야곱의 이 행동은 단지 한 사람의 신앙 행위가 아니라, 그의 가족과 후손 전체에게 신앙을 물려주는 시작이 됩니다. 벧엘에서 제단을 쌓고 돌기둥을 세우며 예배한 이 장면은,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이 하나님과 어떤 관계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신앙은 기억되는 것이고, 신앙은 세워지는 것입니다. 야곱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 하나님이 누구이신지를 다시 고백하고, 그분 앞에 삶 전체를 드립니다.
결론
창세기 35장 1절부터 15절은 야곱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회복과 재헌신의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세겜에서의 혼란을 지나 벧엘로 올라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며 제단을 쌓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가족에게 이방 신상과 옛 습관을 버릴 것을 명하고, 하나님의 보호하심 속에서 새로운 믿음의 걸음을 내딛습니다. 벧엘에서 다시 만난 하나님은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다시 부르시며, 그의 삶이 새로운 정체성과 사명 위에 서 있음을 확증하십니다. 그리고 그에게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신 언약을 직접 주시며, 그가 언약의 계승자로 세워졌음을 확인시켜 주십니다.
야곱은 이에 돌기둥을 세우고 하나님께 제단을 드리며 예배하고, 그 장소를 다시 벧엘이라 부릅니다. 이 모든 장면은 단순한 개인의 회복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을 다시 붙들고 삶 전체를 하나님 앞에 올려드리는 신앙의 표본을 보여줍니다. 삶의 혼란과 실패가 있을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다시 불러 회복의 자리로 이끄십니다. 벧엘은 처음 하나님을 만났던 장소이자, 다시 하나님께 돌아가야 할 자리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도 벧엘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을 처음 만났던 그 자리, 하나님의 음성을 처음 들었던 그 장소, 하나님의 약속이 시작된 그 믿음의 출발점을 기억하고 돌아가야 합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시며, 다시 말씀하시고, 다시 복을 주시고, 다시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십니다. 야곱처럼 우리도 다시 벧엘로 올라가야 합니다. 거기서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삶을 드릴 때,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합니다.
창세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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