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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35 : 27 ~ 29 절 묵상

הלך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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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계승, 한 세대의 마무리

본문 요약

야곱은 마므레, 곧 기럇아르바에서 아버지 이삭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삭은 그곳에서 나그네로 살며 180세를 살고 죽습니다. 그의 죽음 이후에는 에서와 야곱이 함께 아버지를 장사합니다. 본문은 믿음의 족장 이삭의 삶의 마무리와, 다음 세대로 언약이 이어지는 전환의 순간을 담고 있습니다.

본문의 구조

  1. 야곱의 귀환과 이삭의 거처 (27절)
  2. 이삭의 죽음과 나이 (28절)
  3. 에서와 야곱의 장례 (29절)

야곱의 귀환과 이삭의 거처

야곱은 지난한 여정을 끝내고 아버지 이삭이 거하고 있는 마므레, 곧 기럇아르바로 돌아옵니다. 이 지역은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 정착한 첫 장소 중 하나이며, 하나님의 약속의 땅을 대표하는 중요한 지역입니다. 아브라함도 이곳에서 하나님을 예배했고, 막벨라 굴을 사서 가족의 무덤으로 삼았으며, 이삭도 마찬가지로 이 지역에 머물렀습니다. 야곱이 벧엘을 떠나 이곳으로 돌아온 것은 단지 공간적인 이동이 아니라, 언약의 흐름 속에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야곱은 인생의 많은 굴곡을 지나왔습니다.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오랜 세월을 지내며 속고 속이던 시간, 에서의 분노를 피해 도망치던 불안한 시기, 아내 라헬의 죽음과 장자 르우벤의 실망스러운 행동, 그리고 여정 중에 겪은 슬픔과 갈등이 그를 무겁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아버지 이삭이 거하고 있는 마므레로 돌아와 가족의 중심을 회복하고, 그 안에서 언약의 계보를 이어갈 준비를 마친 것입니다. 마므레로 돌아오는 야곱의 발걸음은 단순히 돌아오는 귀향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언약을 따라 한 걸음 더 들어오는 믿음의 행보였습니다.

마므레는 히브리어로 ‘기억하다’ 혹은 ‘보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야곱의 귀환이 단지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과 함께했던 조상의 신앙을 다시 기억하고 계승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아브라함의 믿음, 이삭의 순종, 그리고 이제 야곱의 회복된 신앙이 한 장소에 겹쳐지며 하나님께서 이어가시는 언약의 계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삭의 죽음과 나이

본문은 이삭이 향년 180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고 기록합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조용히, 그러나 충실하게 하나님 앞에서 인생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이삭은 아브라함과는 달리 많은 사건을 주도적으로 이끌기보다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응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를 지킨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에게 순종하여 제물로 드려지려 했고, 어머니가 세운 결혼의 자리에서도 순종하며 리브가를 아내로 맞았습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이 강한 믿음으로 돌파하는 삶을 살았다면, 이삭은 그 믿음의 틀 안에서 한 걸음씩 신실하게 살아낸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생애는 종종 조용히 지나가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분께 순종하는 삶의 본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아브라함과 달리 새로운 땅을 찾아 떠나지 않았고, 야곱처럼 큰 갈등이나 도망의 시기를 겪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삭을 통해서도 동일하게 언약을 이루셨고, 그를 통해 열방이 복을 얻게 하셨습니다. 성경은 이삭의 죽음을 '늙어 나이가 많아 기운이 다하여 죽었다'고 기록합니다. 이는 평안하고 은혜로운 죽음을 의미합니다. 그의 삶은 믿음의 삶이었고, 그 죽음은 하나님의 품 안에서 이뤄진 안식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삭의 죽음은 단지 한 개인의 생애의 마침이 아니라, 아브라함부터 이어져온 신앙의 유산이 이제 야곱에게 본격적으로 이어지는 전환점입니다. 이삭은 조용히 무대를 떠났지만, 그의 삶은 하나님의 언약을 잇는 중심이었고, 그가 지킨 자리는 야곱에게 바통처럼 넘겨졌습니다. 이제 언약의 중심은 완전히 야곱에게 옮겨지고, 그는 자신의 열두 아들과 함께 하나님께서 이루실 더 큰 구속사의 무대 위에 서게 됩니다.

에서와 야곱의 장례

이삭의 장례에는 에서와 야곱 두 형제가 함께 참여합니다. 과거에는 장자의 권리를 두고 갈등하고, 축복을 두고 다투었으며, 결국은 야곱이 도망가야 했던 두 형제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하나님께서 각각의 삶을 인도하신 끝에, 그들은 다시 한 자리에 섭니다. 이삭의 죽음을 앞두고 두 형제는 그 분열을 넘어 하나가 됩니다. 이 장면은 아브라함이 죽었을 때 이삭과 이스마엘이 함께 장례를 치른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믿음의 가정 안에서 갈라졌던 관계가 죽음의 자리에서 다시 모여 하나로 묶이는 모습은 매우 의미 있는 장면입니다.

에서와 야곱은 한때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먼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을 맞이한 이 자리에서, 그들은 혈육의 정과 기억을 안고 함께 이삭을 장사지냅니다. 이 모습은 신앙의 가정 안에서도 관계의 회복과 용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비록 그 회복이 모든 것을 원상복구하지는 못하더라도, 사랑의 뿌리는 여전히 살아 있으며, 하나님의 손길 아래서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삭의 장례는 단지 죽음을 애도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이 새로운 관계 안에서 다시 세워지는 소망의 자리입니다.

야곱과 에서가 함께 이삭을 장사하는 장면은 신앙의 계보가 갈등과 분열 속에서도 끝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완전히 화해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최소한 하나님의 언약을 위해 중요한 순간에 한자리에 설 수 있는 마음은 가졌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언약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마음의 자세입니다. 상처를 품고서도 하나님의 일에 순종하며, 함께 하나님 앞에 서는 것, 그것이 언약 백성의 본질적인 태도입니다.

결론

창세기 35장 27절부터 29절까지는 짧지만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장면입니다. 야곱은 인생의 여정을 거쳐 마침내 아버지 이삭에게 돌아오고, 이삭은 평안히 세상을 떠납니다. 에서와 야곱은 함께 아버지를 장사지냅니다. 이 장면은 한 세대가 마무리되고, 하나님의 언약이 다음 세대로 완전히 넘어가는 전환의 순간을 보여줍니다. 이삭의 죽음은 단지 한 인물의 종말이 아니라, 믿음의 계보가 흔들림 없이 계속되고 있다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증거입니다.

야곱은 많은 상처와 실패를 경험했지만, 결국 언약의 자리로 돌아왔고, 이삭은 그 자리에서 조용히 인생을 마무리합니다. 두 형제는 과거의 갈등을 넘어 하나님의 언약 앞에 함께 섭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약함과 갈등, 실패를 넘어서 일하시며, 그분의 뜻을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가십니다. 이삭의 죽음은 마침이 아니라 계승의 시작입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한 사람의 생애로 끝나지 않으며, 그 언약을 따라 걷는 자들을 통해 계속해서 이루어집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의 믿음은 다음 세대에 이어지고, 하나님의 계획은 그 신실함을 통해 완성되어 갑니다. 갈등이 있어도 다시 만날 수 있고, 상처가 있어도 함께 장례를 치를 수 있는 회복의 가능성이 언제나 있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은 인간의 상황을 넘어서 계속 이어지는 생명의 이야기입니다. 이삭이 걸어간 조용한 신앙의 길처럼, 우리도 맡겨진 자리를 신실하게 걸으며 하나님의 언약을 계승하는 자로 살아가야 합니다.

 

창세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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