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2 : 1 ~ 9 절 묵상

믿음의 첫걸음, 말씀을 따라 떠나다
본문 요약
창세기 12장 1절부터 9절은 하나님께서 아브람을 부르시고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시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본토, 친척, 아버지의 집을 떠나 보여줄 땅으로 가라고 명하셨고, 큰 민족을 이루고 복의 근원이 되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아브람은 말씀에 순종하여 하란을 떠나 가나안에 이르고, 그곳에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으며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가는 삶을 시작합니다.
본문의 구조
- 하나님의 부르심과 언약 (1–3절)
- 아브람의 순종과 출발 (4–6절)
- 가나안 도착과 제단의 삶 (7–9절)
하나님의 부르심과 언약 (1–3절)
본문은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명확한 명령을 주시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단순한 이주 명령이 아니라, 아브람의 정체성과 안전의 기반을 내려놓고 전혀 새로운 기준을 따르라는 강력한 초청입니다. 하나님은 익숙함을 벗어나 하나님의 약속만을 의지하는 길로 아브람을 이끄시며, 그 순종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여시려 합니다. 하나님은 이 부르심에 따라 세 가지 약속을 주십니다. 첫째,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라는 말씀은 자식이 없는 아브람에게 미래 세대와 국가적 규모의 약속을 주시는 것입니다. 둘째,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라는 말씀은 바벨탑 사건에서 자기 이름을 높이려 했던 인류의 욕망과는 정반대되는, 하나님이 이름을 높여주시는 은혜의 선언입니다. 셋째, “너는 복이 될지라”는 말씀은 아브람이 단지 복을 받는 자에 그치지 않고, 복이 흘러가는 통로로 쓰이게 된다는 하나님의 뜻을 드러냅니다. 이어지는 말씀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을 축복하는 자를 축복하고, 저주하는 자를 저주하시겠다고 하시며, 땅의 모든 족속이 아브람을 통해 복을 얻게 될 것을 선언하십니다. 이는 단지 아브람 개인이나 한 민족을 위한 약속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향한 하나님의 구속 계획의 기초가 됩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언제나 공동체와 열방을 향한 목적을 품고 있으며, 한 사람의 순종을 통해 하나님은 세상의 질서와 방향을 다시 잡아가십니다. 아브람은 이러한 말씀을 들을 때 아무 보장도, 목적지에 대한 정보도 없이 오직 하나님만을 따라야 했고, 그 결정은 모든 인간적 기반을 내려놓아야 가능한 선택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언제나 분명하지만, 그 길은 흔히 불확실해 보이며, 오직 믿음으로만 응답할 수 있는 여정입니다.
아브람의 순종과 출발 (4–6절)
4절은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라는 간결한 선언으로 시작됩니다. 이 짧은 문장은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신앙의 정의를 요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브람은 하나님의 명령을 듣고 그대로 따랐습니다. 75세라는 나이는 안정된 삶을 추구할 시점이며,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는 늦었다고 여겨질 수 있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아브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하란을 떠나기로 결정합니다. 이는 단순한 이주가 아니라 신앙의 방향을 하나님께로 완전히 돌린 행위이며, 삶의 주도권을 자신에서 하나님께로 이양한 사건입니다. 그와 함께 조카 롯도 떠났고, 아브람은 아내 사래와 모든 소유를 이끌고 가나안을 향해 출발합니다. 이 장면은 가족 전체가 새로운 정체성을 향해 나아가는 장면이며, 하나님과 맺은 관계가 아브람 개인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적 결단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브람은 가나안 땅을 지나 세겜 땅 모레 상수리나무까지 이르렀고, 당시 그 땅에는 가나안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대목은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한 땅이 이미 다른 민족의 소유로 보일 수 있는 현실과, 그 속에서도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발을 내디뎌야 했던 아브람의 긴장을 보여줍니다. 현실은 약속과 다르게 보였지만, 아브람은 그 땅을 밟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었습니다. 믿음은 보이는 것을 근거로 하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을 근거로 삼습니다. 하나님은 그 땅을 약속하셨고, 아브람은 아직 소유하지 못했지만, 이미 그 말씀을 따라 살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순종은 반드시 확신을 수반하지 않아도 되며, 오히려 믿음으로 불확실한 현실을 향해 걸어 나가는 결정입니다.
가나안 도착과 제단의 삶 (7–9절)
7절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다시 나타나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브람은 이 말씀 앞에서 주께서 나타나신 그 곳에 제단을 쌓습니다. 이는 아브람이 하나님의 약속을 받아들이고, 그분을 예배하는 신앙의 고백이었습니다. 제단은 단순한 돌무더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말씀을 기억하며 삶의 중심에 하나님을 두겠다는 신앙의 표현입니다. 이때 아브람은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땅에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예배합니다. 이는 마치 그 땅을 이미 받은 자처럼, 믿음으로 소유하는 자세입니다. 하나님은 지금 아브람에게 땅을 소유하게 하신 것이 아니라, 약속만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그 약속만으로도 제단을 쌓고 감사하며 예배합니다. 이어서 그는 벧엘 동쪽 산으로 옮겨 장막을 치고, 또 거기서도 여호와께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릅니다. 아브람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머무는 자리마다 제단을 쌓고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 맞추었습니다. 이 모습은 믿음의 여정 속에서 예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환경은 불확실하고 거처는 임시적이었지만, 아브람의 삶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 확정되고 있었으며, 제단은 그 관계의 중심을 이루는 표식이었습니다. 아브람은 이동하면서도 멈추는 곳마다 하나님을 예배했고, 이는 그가 단순한 여행자가 아닌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살아가는 순례자였음을 보여줍니다. 믿음은 목적지보다 그 길에서 만나는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며, 제단은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는 일상의 자리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브람은 남방으로 계속 옮겨갔습니다. 이는 계속되는 여정이었고, 하나님이 보여주실 더 큰 그림을 따라 나아가는 삶이었습니다. 가나안에 도착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가는 여정이 계속된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결론
창세기 12장 1절부터 9절은 아브람의 믿음의 여정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입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고향과 가족, 안정을 내려놓고 전혀 알지 못하는 땅으로 떠나라고 명하셨고, 아브람은 그 말씀에 순종하여 길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큰 민족, 이름의 창대함, 복의 통로라는 약속을 주셨고, 아브람은 그 약속 하나만을 붙들고 삶의 모든 기반을 옮겼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그는 제단을 쌓으며 하나님을 예배했고, 머무는 곳마다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이 장면은 신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분명한 그림을 제시합니다. 신앙은 명확한 보장을 받고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만을 근거로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며, 그 안에는 순종과 기다림, 예배와 기억이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아브람은 아직 약속을 받지 못했지만 이미 그것을 살아내기 시작했고, 하나님은 그러한 믿음을 기뻐하셨습니다. 우리도 삶의 여러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 부르심은 때로 불확실하고 손해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떠나는 한 걸음은 인생 전체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이 됩니다. 하나님은 그 한 사람의 믿음을 통해 민족을 세우시고, 온 땅에 복을 주시는 일을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누군가의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복이 흘러가기를 기대하고 계십니다. 아브람처럼 우리도 하나님이 보여주실 땅을 향해 믿음의 걸음을 내딛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 길은 낯설지만, 가장 안전한 길이며,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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