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48 : 8 ~ 20 절 묵상
전통보다 앞서가는 하나님의 손
본문 요약
야곱은 요셉의 아들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축복하기 위해 불러들입니다. 요셉은 장자 므낫세를 오른쪽에, 에브라임을 왼쪽에 세우지만 야곱은 손을 엇갈려 오른손을 에브라임에게 얹습니다. 요셉은 이를 바로잡으려 하지만 야곱은 에브라임이 장차 더 큰 자가 될 것이라 말하며, 하나님의 뜻이 사람의 질서보다 앞선다는 사실을 분명히 합니다.
본문의 구조
- 야곱이 손자들을 보고 기뻐함 (48:8–11)
- 요셉이 아들들을 정위치에 세움 (48:12–14)
- 야곱이 엇갈린 손으로 축복하고 예언함 (48:15–20)
야곱이 손자들을 보고 기뻐함 (48:8–11)
야곱은 눈이 어두워 두 아이를 분간하지 못한 채 누구냐고 묻습니다. 요셉이 아들들이라 소개하자, 야곱은 그들을 자기 앞으로 데려오게 하고 입을 맞추며 안아줍니다. 그는 말합니다. “내가 네 얼굴을 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하나님이 네 자손까지도 보게 하셨다.” 이 말은 단순한 노인의 감상이 아닙니다. 인생의 굴곡을 깊이 겪은 한 신앙인의 진심 어린 고백입니다. 요셉을 잃은 줄로만 알고 슬픔 속에 지냈던 세월을 넘어, 지금은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그 아들의 아들들까지 보게 된 것입니다. 야곱은 자신의 삶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간섭하셨는지를 알고 있었고, 이 만남은 그가 받은 위로의 절정입니다. 지금 이 순간, 야곱은 후손을 통해 하나님의 언약이 이어질 것을 분명히 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단지 한 개인의 생애를 돌보시는 분이 아니라, 그를 통해 세대를 잇는 분이심을 그는 믿고 있었습니다.
요셉이 아들들을 정위치에 세움 (48:12–14)
요셉은 두 아들을 아버지 앞으로 데려가 그들 앞에 무릎을 꿇고, 장자 므낫세를 야곱의 오른쪽에, 에브라임을 왼쪽에 세웁니다. 이는 당시 문화에서 장자가 오른손의 축복을 받는 것이 당연한 질서였기 때문입니다. 요셉은 총리였고 체계적인 사람이었기에, 이 순서에도 의미를 두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야곱은 두 손을 엇갈려 오른손을 에브라임에게, 왼손을 므낫세에게 얹습니다. 이 행동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야곱은 눈이 어두웠지만, 마음은 밝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사람의 전통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의 경우 이삭이, 이삭의 경우 야곱이 장자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자신 역시 젊은 시절, 하나님의 뜻보다 사람의 계획을 따라 속임으로 축복을 받았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지금 야곱은 눈은 보이지 않지만, 영적인 눈은 더 깊어졌고 분별력은 더 명확해졌습니다. 그는 외적인 순서보다 하나님의 계획을 따르기를 선택합니다.
야곱이 엇갈린 손으로 축복하고 예언함 (48:15–20)
야곱은 손을 엇갈린 상태에서 축복의 말을 시작합니다. 그는 자신과 조상들을 인도하신 하나님, 자신을 모든 환난에서 건지신 사자, 즉 하나님의 보호와 은혜를 고백하며 그 동일한 복이 손자들에게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야곱의 축복은 단순히 잘 되기를 바라는 인사말이 아니라, 신앙과 삶 전체를 담은 고백이자 선언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요셉은 아버지가 오른손을 에브라임에게 얹은 것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아 손을 옮기려 합니다. 요셉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순서를 따라잡고자 하지만, 야곱은 이를 제지합니다. 그는 “나도 안다, 내 아들아. 그도 한 민족이 되며 크게 되겠지만, 그의 아우가 그보다 더 큰 자가 될 것이며, 그의 자손이 여러 민족을 이룰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단지 둘 중 하나가 더 성공할 것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선택은 사람의 기대와 다르며, 그 선택은 오직 하나님만이 하신다는 선언입니다. 야곱은 더 이상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그는 자신의 생각보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귀를 기울이는 자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믿음의 전통 안에서 진정한 장자는 혈연적 순서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선택되는 자입니다. 야곱은 이 장면을 통해 신앙의 중심이 세대 간에 정확히 이어지도록 다리를 놓고 있습니다. 그는 후손들이 이 장면을 기억하고, 복을 받을 때 “하나님이 너를 에브라임 같고 므낫세 같게 하시리라”는 표현으로 축복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이름 이상의 상징이 됩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틀 안에서 일하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틀을 깨뜨리며 당신의 방법으로 역사를 이어가십니다.
결론
창세기 48장 8절부터 20절까지는 하나님의 계획이 인간의 질서와 기대를 어떻게 초월하여 이루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깊이 있는 장면입니다. 야곱은 손자들을 보고 감격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고백합니다. 요셉은 아들들을 장자의 순서대로 세우지만, 야곱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손을 엇갈립니다. 그는 에브라임에게 오른손의 복을 주며, 하나님께서 정하신 질서가 사람의 전통과 다르다는 사실을 분명히 합니다. 이 장면은 믿음의 결단과 분별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신앙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우리 역시 삶에서 익숙한 순서와 기대를 따르려 할 때가 많지만, 하나님은 때로 전혀 다른 길로 우리를 이끄십니다. 그분의 손은 때로 우리 눈에는 엇갈린 듯 보이지만, 결국 가장 바른 방향을 가리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손의 흐름을 분별하고, 요셉처럼 배우는 자의 자리에 설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야곱의 손은 단지 노인의 손이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한 손이었습니다. 그 손이 가리킨 방향은 단지 에브라임과 므낫세의 길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이 계속해서 흘러가는 통로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붙드는 질서와 기준이 과연 하나님의 뜻과 일치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람의 순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손길이 기준이 되어야 진짜 복된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창세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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