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7장 해석
성막의 제단과 뜰, 그리고 꺼지지 않는 등불
본문 요약
출애굽기 27장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의 핵심 장소인 번제단의 구조, 성막의 외부 뜰을 구성하는 휘장과 기둥들, 그리고 성소에서 꺼지지 않고 타올라야 할 등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제단은 죄의 용서를 위한 희생이 이루어지는 자리이며, 뜰은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공간입니다. 이와 함께 제사장들이 관리해야 할 등불은 하나님의 임재가 지속적으로 백성 가운데 머물러야 함을 상징합니다.
본문의 구조
- 번제단의 제작 명령 (1절~8절)
- 성막 뜰의 설계와 질서 (9절~19절)
- 꺼지지 않는 등불에 대한 규례 (20절~21절)
번제단의 제작 명령 (1절~8절)
하나님께서는 성막 안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번제단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령하십니다. “너는 조각목으로 번제단을 만들되 길이는 다섯 규빗, 너비도 다섯 규빗으로 네모 반듯하게 하고 높이는 세 규빗으로 하며”(1절)라는 말씀은 이 제단이 중심성과 공공성을 가진 공간임을 나타냅니다. 제단은 단순히 희생 제물을 드리는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중보 행위가 이루어지는 영적인 중심입니다. 이 제단에서 속죄 제사가 이루어지고, 하나님과의 화해가 시작됩니다.
제단의 네 모퉁이에는 뿔을 만들고, 전체를 놋으로 싸게 하십니다. “그 네 모퉁이에 뿔을 만들되 그 뿔과 단을 연결하고 단을 놋으로 싸고”(2절)라는 구절은 제단이 단순한 기능이 아닌, 권위와 구원의 상징임을 보여줍니다. 뿔은 보호와 권능을 상징하며, 율법에서는 죄인이 도피할 수 있는 도피처의 의미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이 제단은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가 만나는 자리입니다. 그 위에서 피가 뿌려지고, 죄가 속해지며, 백성은 하나님과 다시 교제할 수 있는 길을 얻게 됩니다.
불집게, 대야, 고기 갈고리 등 번제단에 필요한 기구들도 놋으로 만들어야 하며, 단 중간에 놋 그물을 두고, 네 모퉁이에 고리를 만들어 채를 끼울 수 있게 합니다. “그것을 단 위, 가장자리 아래 단 중간에 두고”(5절)라는 말씀은 제사의 불이 아래에서 타오르게 함으로써 제물이 온전히 태워질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배려를 의미합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는 대충이 아니라 온전해야 하며, 정결하고 질서 있게 진행되어야 함을 나타냅니다.
채 역시 조각목으로 만들고 놋으로 싸서 고리에 꿰어 단을 옮기게 하며, 단은 속이 비게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이동 가능하게 합니다. “속이 비게 널판으로 만들되 산에서 네게 보인 대로 그들이 만들게 하라”(8절)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지시가 얼마나 세밀하며, 인간의 편의나 해석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에 따라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합니다. 번제단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하나님께 가까이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희생과 속죄의 상징이며, 성막의 가장 바깥에서 백성을 맞이하는 은혜의 출입문입니다.
성막 뜰의 설계와 질서 (9절~19절)
하나님께서는 성막의 바깥 경계를 이룰 뜰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지시하십니다. “너는 성막의 뜰을 만들지니 남쪽을 향하여 뜰의 한쪽에는 고운 베실로 짠 휘장이 백 규빗 길이로 쳐질지니”(9절)라는 명령은 성막이 결코 무질서하거나 개방된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하나님의 거처는 분명한 경계와 질서를 가진 공간이며,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정결함과 준비된 마음이 필요합니다.
남쪽과 북쪽의 휘장은 각기 백 규빗 길이이며, 스무 개의 기둥과 스무 개의 놋 받침, 은 갈고리와 가름대로 구성됩니다. 서쪽은 길이가 오십 규빗이며, 열 개의 기둥과 받침으로 구성되고, 동쪽도 마찬가지로 오십 규빗의 길이로 설계됩니다. 성막 뜰의 구조는 사방이 완벽하게 둘러싸여 있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아무렇게나 드러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각 기둥과 받침, 갈고리의 소재가 구체적으로 지정된 것은 하나님의 성소가 기능성과 미적 아름다움 모두를 갖추어야 함을 나타냅니다.
성막의 출입문은 동쪽에 있으며, 휘장은 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는 베실로 짜서 수놓은 장막입니다. “문을 위하여 수놓은 휘장을 만들지니”(16절)라는 말씀은 하나님께 나아가는 출입구조차 특별히 정결하게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문을 만드는 기술은 단순한 장인의 손재주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예배의 정성과 표현입니다.
뜰 주위의 모든 기둥은 은 가름대와 은 갈고리를 갖추고, 놋 받침 위에 세워져야 하며, 회막과 제단의 모든 기구, 말뚝, 뜰의 기둥과 말뚝도 모두 놋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튼튼함을 위한 재료 선택이 아니라, 성막 전체가 하나님의 거룩함과 일관된 상징으로 유지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성막은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시장이나 광장이 아니라, 철저히 구별된 하나님의 처소이며, 그 입구에서부터 성결이 요구됩니다.
꺼지지 않는 등불에 대한 규례 (20절~21절)
하나님께서는 성막의 구조물뿐 아니라, 그 안에서 이루어져야 할 제사와 예배의 지속성을 위한 지침도 주십니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령하여 감람을 찧어낸 순수한 기름을 가져오게 하고 등불을 켜서 항상 켜두게 하라”(20절)는 말씀은 성막 안에 있는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유지되어야 함을 명령하시는 장면입니다. 등불은 하나님의 임재와 백성의 경건한 삶을 상징하며, 그것이 끊임없이 타오르는 것은 백성이 언제나 하나님 앞에 서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등불은 회막 안 증거궤 앞 휘장 밖에 두며,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맡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꺼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는 이스라엘 자손이 대대로 지킬 영원한 규례니라”(21절)는 말씀처럼, 하나님의 백성은 예배가 단절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함을 가르칩니다. 등불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라, 하나님께 향하는 마음의 불꽃이며, 제사장의 사명은 이 불이 꺼지지 않도록 섬기는 일입니다.
이 규례는 백성과 제사장이 함께 감당하는 영적 책임을 상징합니다. 백성은 기름을 공급하고, 제사장은 그 불을 관리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공동체적인 책임 속에서 유지되며, 이는 신앙생활이 개인적 경험에만 머물지 않고 공동체 전체가 함께 하나님 앞에 서야 함을 보여줍니다.
결론
출애굽기 27장은 하나님의 임재를 위한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번제단은 죄를 속하는 피의 희생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작점이며, 성막 뜰은 하나님의 거룩한 처소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된 통로입니다. 그리고 꺼지지 않는 등불은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교제와 임재의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이 모든 구조와 규례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분의 백성과 함께하시기를 원하시는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무작정 백성 가운데 거하지 않으십니다. 정결과 희생, 질서와 순종을 통해 하나님은 임재하십니다. 하나님을 향한 접근은 언제나 준비되고 구별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우리의 삶 또한 거룩한 번제단을 통과하여 성소로 나아가는 순례의 여정이어야 합니다. 제단에서 시작하여 등불까지 이르는 이 흐름은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삶이 어떤 형태를 가져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늘날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 희생의 제단을 지나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존재로 부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성령의 불이 우리 안에서 꺼지지 않도록, 날마다 정결한 삶과 깨어 있는 예배로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그분의 임재를 갈망하는 자들과 함께 거하시며, 정결한 심령과 순종하는 마음을 통해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기를 원하십니다.
출애굽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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